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7년 안에 셀트리온을 세계 10대 제약·바이오 회사로 만들고 은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11일 한국경제신문사와 미래에셋증권 주최로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KIW) 2024’에 연사로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언제 은퇴할 거냐고 물어보는데 앞으로 7년은 일할 체력을 달라고 교회 가서 기도한다”며 “7년 안에 세전 당기순이익 15조원을 기록해 세계 10위권 회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순이익 15조원은 지난해 말 순이익 기준 세계 5위 제약사인 미국 애브비(약 17조8000억원)와 6위 덴마크 노보노디스크(약 10조8000억원)의 중간 수준이다. 7~10위권인 프랑스 사노피, 스위스 노바티스, 미국 암젠·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등 글로벌 대형 제약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회사로 키우겠다는 의미다.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진출 계획도 밝혔다. 그는 “올해 셀트리온이 지분 100%를 소유한 CDMO 자회사를 설립하고 내년부터 조 단위를 투입해 18만L 규모의 CDMO 공장을 세울 것”이라고 했다. 4년 뒤 가동이 목표다.
서 회장은 “어설프게 조그맣게 사업하려고 CDMO를 시작하는 게 아니다”며 “세계 1위 CDMO 업체인 스위스 론자와 견줄 정도의 사업을 할 것”이라고 했다. 또 “차세대 항암제인 항체약물접합체(ADC) 생산라인도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 회장의 장남인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가 무대에 올라 신약 개발 로드맵을 공개했다. 서 대표는 “내년 ADC 3개, 이중항체 신약 1개에 대한 임상시험계획서를 허가당국에 제출할 계획”이라며 “이 중 ADC 2개는 오는 11월 글로벌 학회에서 비임상 데이터를 공개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내년은 5개 제품을 한꺼번에 출시하는 해”라며 “2030년까지 자가면역질환, 항암제 등 243조원 시장을 겨냥해 22개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앱클론, 에이프릴바이오 등 바이오벤처도 신약 후보물질 개발 계획을 밝혔다. 에이프릴바이오는 이중항체 ADC 기술을 처음 공개했다. 라파스는 세계 최초 ‘붙이는 비만치료제’의 임상 상황을 소개했다. 이 회사는 다양한 성분의 붙이는 비만약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안대규/남정민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