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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냐 하이닉스냐"…'몸값 5조' M&A 관전포인트는 [차준호의 썬데이I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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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냐 하이닉스냐"…'몸값 5조' M&A 관전포인트는 [차준호의 썬데이I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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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09월 12일 11:0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몸값이 각각 5조원까지 언급되는 산업용가스 업체 에어프로덕츠코리아와 특수가스업체인 SK스페셜티가 같은 날 예비입찰을 시작으로 매각절차를 본격화한다. 업계에선 두 업체에서 가스를 공급받는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승인을 받아낼 지 여부가 인수합병(M&A)에 숨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에어프로덕츠코리아와 SK스페셜티는 오는 13일 같은날 예비입찰을 받는다. 현재 에어프로덕츠 인수에는 KKR인프라와 MBK파트너스 칼라일 스톤피크가, SK스페셜티에는 한앤컴퍼니와 브룩필드가 가장 적극적으로 인수 의사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이 공식화되기 이전부터 에어프로덕츠는 KKR이, SK스페셜티는 한앤컴퍼니가 인수를 두고 교감을 쌓아온 것으로 전해지지만, 매각 측이 몸값을 끌어올리기 위한 공개매각을 택하면서 원점에서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어프로덕츠는 국내에서 반도체 디스플레이 석유화학 등 다양한 산업군에 산업용가스를 공급하고 있지만 가장 큰 고객은 단연 삼성전자다. 삼성전자가 신규 증설에 나선 평택 반도체 P5라인의 가스 공급사로 유력하게 낙점되면서 몸값을 끌어올릴 호재를 맞았다. 지난해 회사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는 2328억원 수준이었지만, 매각 측은 P5로부터 발생할 이익을 미리 반영하면 올해 최소 2700억원 이상의 EBITDA를 거둘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SK스페셜티도 지난해 2400억원의 EBITDA를 기록한 데 이어 매년 20~30%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해온 '알짜 계열사'로 꼽힌다. 그룹 내 계열사인 SK하이닉스에 공급하는 물량을 사실상 독점하면서 덩치를 빠르게 키웠다. 최근 업계 3위인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가 올해 예상 EBITDA의 12~13배 수준인 1조2000억원에 매각되면서 흥행에 군불을 떼기도 했다. 세계 1위 점유율이란 상징성과 SK그룹의 후방 효과를 고려할 때 매각 측은 20배 가까운 EBITDA 배수를 기대하고 있다.

두 대어가 한꺼번에 나오면서 딜 가뭄에 시달렸던 대형 PEF들도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다만 매물들의 기업가치가 사실상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향방에 좌우될 수 있다는 점이 인수 후보들에겐 여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치열히 경쟁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입장에선 자사의 설비 가동률과 시점 등 민감한 정보가 반영될 수 있는 가스 공급업체의 경영권 향방에 촉각을 세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브룩필드는 2022년 1조원을 투입해 SK하이닉스의 M16 공장에 산업용가스를 공급하는 플랜트와 설비를 인수했다. 일각에선 이 때문에 브룩필드가 삼성전자가 주요 고객인 에어프로덕츠 인수전에 뛰어들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에 산업용가스를 공급하는 에어퍼스트의 주요 주주인 블랙록이 이번 거래에 참여하지 않은 배경으로도 거론된다.

일각에선 두 가스회사가 같은 날 입찰을 진행하면서 사실상 '동시입찰'에 제한을 둔 점도 공급사 변수를 고려한 결정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입찰 단계에서 제공하는 회사와 관련한 정보 유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이를 고려할때 사실상 에어프로덕츠는 KKR인프라와 칼라일 스톤피크, SK스페셜티는 한앤컴퍼니와 브룩필드간 경쟁으로 치뤄질 가운데 MBK파트너스의 향방이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란 관전평도 나온다. MBK파트너스는 내부적으로 두 매물을 모두 검토 중이지만 에어프로덕츠에 참여하는 방안으로 기운 것으로 전해진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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