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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1억 우습다더니 참사 벌어질 판"…새내기 회계사 '패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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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사는 2020년 신외부감사법 시행 이후 연봉이 급격히 치솟으며 최근 몇년 새 인기 직업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경기부진 등의 여파로 일거리가 줄어들면서 이른바 ‘빅4’(삼일·삼정·딜안진·한영)는 물론 로컬 회계법인들조차 신입 회계사 채용을 크게 줄였기 때문이다. 올해는 빅4와 로컬 회계법인 어느 곳에도 들어가지 못하는 인원이 2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회계사 신규 채용 인원을 모두 합쳐도 공인회계사 2차(최종) 합격자를 수용하기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11일 회계업계 등에 따르면 빅4 회계법인들은 12일 예비소집일을 앞두고 지난주까지 합격자 통보를 마무리했다. 예비소집일은 개별 회계법인의 입사 전형을 통과한 이들의 입사를 확정짓는 날이다. 여러 곳에서 중복 합격 통보를 받은 예비 신입사원들은 한곳의 예비소집일에 참석하고 이날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게 된다. 이에 따라 빅4 는 관례적으로 매년 같은 날로 맞춰 예비소집일을 개최한다.

중복합격자로 인한 당일 '노쇼(no show)'는 매년 빅4의 골칫거리 중 하나였다. 하지만 올해는 합격자들의 취업 걱정이 더 크다. 올해 빅4의 신규 채용 인원은 800명 내외로 추정된다. 삼일과 삼정이 각각 300명 내외씩, 안진과 한영이 각각 110~120명 내외 채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마저도 당국에서 회계업계에 채용 인원 확대를 주문해 최초 계획보다 늘어난 수치다.

빅4에 수용되지 못한 400여명은 그 아랫단계인 로컬 회계법인에 취직해야 한다. 이는 더 여의치 않다. 로컬 회계법인들은 신입 채용보다 경력직을 선호하는 데다, 최근 2~3년 대비 경기가 위축되면서 일감도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입사 준비생들은 로컬 회계법인들의 총 채용 규모가 150명 안팎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다수 로컬 회계법인들도 입사 전형을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어느 곳에도 들어가지 못하는 회계사 합격자도 최소 200명이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공인회계사 2차 시험에 합격하고도 빅4로부터 합격 통보를 받지 못한 이들이 모인 오픈채팅방에만 200여명이 들어와있다. 예비 회계사들 사이에선 "이 사태가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 회계사 합격자는 "빅4 입사 4~5년 차가 되면 연봉 1억은 그냥 넘긴다는 얘기에 목숨 걸고 합격했는데, 올해는 아무 데도 못가는 참사가 벌어질 것 같아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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