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파이에 올라온 인공지능(AI) 음원이 지난 60년간 인간이 만들어온 음원 수를 추월했습니다. 수준도 뒤떨어지지 않습니다. 이제 몇몇 스타와 지식재산권(IP)에 의존하는 사업 방식으로는 생존할 수 없습니다.”
이재상 하이브 최고경영자(CEO)는 엔터테인먼트 기업도 AI를 적극 활용하고 글로벌 ‘프로슈머’와 협업해야 K엔터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7월 하이브의 새 수장을 맡은 이 대표는 한국경제신문사 주최로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10일 열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KIW) 2024’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혁신 방안을 주주와 투자자에게 밝혔다.
이 대표는 AI 시대를 맞아 엔터 기업이 직면한 가장 큰 변화로 콘텐츠 제작에 직접 나서는 소비자인 프로슈머의 등장을 꼽았다. 전문가만 다룰 수 있던 콘텐츠 제작 툴을 일반인이 AI로 간편하게 활용하면서 2차 제작물이 쏟아지고 있다. 대형 엔터 기업이 제공해온 슈퍼 콘텐츠 비중은 점차 줄고 있다.
이 대표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유통하는 수준을 넘어 2차 창작자와 소비자가 소통하는 플랫폼을 선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엔터사를 대표해 나온 연사들도 AI로 K팝의 유통 구조가 뒤바뀔 것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HOT 멤버 ‘강타’로 알려진 안칠현 SM엔터 이사는 제작센터와 레이블을 분산하는 내용의 ‘SM 3.0’을 소개했고, 송지은 JYP재팬 대표는 아티스트 프로듀싱 중심으로 본부 체계를 바꾸는 내용의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외부 제작사에 의존한 기존 방식을 버리고 제작을 내재화해 프로슈머의 도전에 질 높은 콘텐츠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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