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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에 자국 공장 폐쇄와 인력 감축을 예고한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 폭스바겐이 정리해고 계획을 철회했다.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그룹 최고경영자(CEO)는 9일 현지 매체 빌트암존탁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회사에는 할아버지가 폭스바겐에서 일했던 직원들도 있다. 그들의 손자도 이곳에서 일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정리해고만큼은 피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폭스바겐은 지난 2일 독일 내 완성차·부품 공장을 한 곳씩 폐쇄하고 1994년부터 유지해온 고용안전 협약도 폐기하겠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 슈피겔은 일자리 약 2만 개가 사라질 수 있다고 예고했다. 독일 최대 산별노조인 금속산업노조(IG메탈)는 “폭스바겐의 근간을 뒤흔드는 무책임한 계획”이라며 반발했다.
정치권도 폭스바겐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뒤늦게 정책을 쏟아냈다. 사회민주당(SPD)은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하해 생산비용을 줄이거나 주 4일제 근무로 정리해고를 막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연방정부는 법인이 구매하는 전기차에 보조금을 일부 되살리기로 했다.
다만 블루메 CEO는 현재의 비용 절감 방안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추가 긴축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폭스바겐그룹은 이날 재무 담당 이사를 교체하고 골프·티구안·투아렉 등 폭스바겐 대표 모델 가격을 최대 2500유로(약 371만원) 인상하는 등의 자구책을 내놨다. 현지 매체 한델스블라트는 “올초만 해도 (폭스바겐은) 가격 인상 계획이 없었다”며 “범위와 인상 폭이 이례적”이라고 진단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