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 신세계가 운영하는 교외형 아울렛이 처음으로 추석 당일 영업하는 것에 유통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3분기 실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매출을 조금이라도 늘리려는 ‘고육지책’이란 분석과 함께, 그룹 조기 인사를 의식한 위기감이 반영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사이먼은 추석 당일인 오는 17일 낮 12시부터 오후 9시까지 여주·파주·부산·시흥·제주 프리미엄아울렛 등 모든 점포를 열기로 했다. 방문객을 늘리기 위해 시즌오프 상품을 정상가 대비 최대 60% 할인해주는 ‘홀리데이 슈퍼 딜’ 행사와 글로벌 초콜릿 브랜드 엠앤엠즈(시흥)·유럽축구리그(여주) 팝업스토어도 열기로 했다.
롯데아울렛도 이날 같은 시간대에 의왕·동부산(사진)·기흥·김해·이천·파주 등 프리미엄아울렛과 부여·이시아폴리스점 등 8개 점포를 운영할 예정이다. 롯데아울렛 관계자는 “추석 연휴 기간에 교외로 나들이를 떠나는 수요가 많아졌다는 점을 감안했다”며 “입점사의 80~90%가 문을 열 예정”이라고 했다. 다만 현대아울렛은 명절 당일 운영을 검토했지만 협력사원의 명절 휴식권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휴업하기로 결정했다.
신세계·롯데아울렛이 명절 당일에 영업하는 건 이례적이다. 두 회사는 각각 2007년, 2008년에 첫 점포를 연 후 줄곧 명절 당일엔 점포를 닫았다. 창립 후 처음으로 명절 영업을 결정한 건 경기 침체, 무더위 등 악재가 겹치면서 올 여름철 방문객이 줄어든 영향이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지난 7월 아울렛 방문객은 1년 전보다 4.2% 감소했다. 이들 아울렛에는 추석 연휴가 3분기 매출 반등을 위한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그룹 조기 인사를 앞두고 실적 개선 필요성이 커졌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신세계와 롯데는 연말에 단행하던 대표 임원 인사를 가을께로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3월 정용진 회장이 취임한 후 성과에 따른 수시 인사를 하고 있다. 최근엔 온라인 사업 부진을 이유로 SSG닷컴, G마켓 대표를 동시에 교체했다.
롯데아울렛도 지난달부터 그룹 전체가 비상경영에 들어간 만큼 성과를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7월 열린 하반기 가치창출회의(VCM·옛 사장단회의)에서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에게 실적 개선을 강하게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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