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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지진'에도 떠나더니 휴가철 416만명 일본 찾았다…"단일국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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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8월 여름 성수기 국내에서 해외 하늘길에 오른 승객 1570만명 가운데 일본 노선 승객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행시간이 1~2시간 이내로 짧아 근거리 여행지로 인기인데다 엔저 현상이 이어지면서다. 일본행 수요는 대지진 우려와 태풍에도 꺾이지 않았다. 최근에는 당일치기 쇼핑 여행까지 확산하면서 일본노선 이용객 수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전 대비 크게 늘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연희 의원실이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8월 국내 공항에서 국제선 노선을 이용한 승객(출입국 합산)은 총 1569만9000여명(7월 770만명, 8월 799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309만명보다 19.9% 늘어난 수치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의 97% 수준이다.


특히 일본 노선에는 416만5000명이 몰렸다. 단일 국가 중 가장 많은 규모다. 전체 국제선 이용객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6.5%다. 일본 노선 승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5%,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25%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근거리 여행지로 항상 인기 있는 지역인데다 올해는 엔화 가치가 저렴해 수요가 견고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지진이나 태풍 우려에도 취소 사례는 미미했다"고 했다.

지난달 일본 정부가 발표했던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정보(거대 지진 주의)'는 수도권 서쪽인 시즈오카현 앞바다에서 시코쿠 남부, 규슈 동부 해역까지 이어진 난카이 해곡에서 100∼150년 간격으로 발생한다는 대형 지진이다. 이 지진이 일어나면 최대 23만여명에 달하는 사망자와 실종자 발생, 건물 209만 채가 파손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우려가 나왔던 기간(8월 8일~15일)에도 일본 노선 항공편 이용객 추이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이 기간 일본 노선 이용객은 55만8000명으로 지난해 동기(44만명) 대비 오히려 26.8% 늘었다. 여행업계가 지진으로 인한 여행 심리 위축을 경계했지만 결국 일본행 수요는 꺾이지 않은 셈이다. 심지어 지진 우려로 수수료를 내고 취소했다가 다시 예약해 여행을 떠났다는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일본은 1~2시간 짧은 비행으로 떠날 수 있는 근거리 여행지에 최근까지 이어진 엔저 현상으로 수요가 크게 늘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엔 당일치기 여행 사례도 공유되고 있다. 이른 아침 항공편을 이용해 일본으로 떠난 뒤 현지 음식을 먹고 국내보다 저렴하게 상품을 구매해 복귀하는 일정이 대다수다. 엔화 가치가 800원대로 낮았을 당시 위스키 구매를 위한 당일치기 여행도 인기였다. 일본행 항공, 선박 등 교통비를 포함해도 국내에서 구매하는 비용보다 저렴하다는 이유에서다. 원 엔 환율은 이날 오후 1시 기준 100엔당 937원으로 800원대였던 환율이 올랐지만, 여행 심리를 자극할 정도로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여행사 관계자는 "최근 일본 엔화 강세 기조와 지진 여파 등에도 불구하고 여행 수요가 꺾이지 않았다"며 "추석 연휴 기간에도 전체 여행지 중 1위"라고 했다.


일본 다음으로는 동남아시아 노선 이용객이 많았다. 총 424만8000명으로 지난해 7∼8월과 비교해 8% 늘었으며, 2019년 동기의 95.4%로 회복했다. 중국 노선은 지난해 동기 대비 58.9% 늘어난 278만8000여명이 이용했다. 2019년의 82.3% 수준이다.

미주 노선 이용객은 122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3% 늘었고, 2019년 수준을 웃돌았다. 반면 유럽 노선은 지난해 동기보다 0.2% 줄어든 87만9000명이 이용했다. 2019년과 비교하면 66.6% 수준에 그쳤다. 2024 파리올림픽 개최로 물가가 오른데다 오버투어리즘이 예상돼 여행을 기피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유럽 여행을 떠날 때 3~5개국가량 방문하는데 프랑스가 빠지기 어려워 일정 부분 수요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이 이어지는 데다, 항공편 수 회복 속도가 더딘 것도 이유로 꼽힌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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