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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비싸도 입성만 하면 걱정 없다"…인기 폭발한 아파트 [대치동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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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여중, 진선여고 보내려는 부모님들의 상담이 끊이지 않습니다."

서울 강남구 역삼2동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한 부동산 중개인은 "우리 중개업소는 진선여중 전문이라고 해도 될 것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여학생을 자녀로 둔 부모님들이 선호하는 1순위 대치학군이 역삼2동"이라고 주장했다.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점을 감안하고 들어야할 얘기긴 하다. 도곡동에서 보낼 수 있는 숙명여고를 비롯해 경기여고, 은광여고 등 범대치권역엔 내로라하는 여고가 즐비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 중개업자의 주장을 마냥 선입견으로 들을 것도 아니다. 역삼2동에서는 선릉역 3번 출구부터 도성초교 사거리로 이어지는 블록에 도성초, 진선여중, 진선여고가 모두 위치해 있다. 여학생을 둔 학부모 입장에서 일단 입성만 하면 초·중·고등학교 진학과정에서 특별히 걱정할 게 없는데다 대치동 메인 학원가도 비교적 가까운 곳에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부터 다르다
이 지역은 도성초를 갈 수 있는 초등학교 학군으로 유명하다. 도성초는 대치학군 안에서도 인기가 좋은 초등학교다. 학교 알리미에 따르면 도성초의 학급당 학생수는 30.3명으로 서울시 평균(20.8명)은 물론 강남구(23.7명)을 웃돈다. 교육부의 과밀학급 기준(28명)을 훌쩍 넘겼다. 인기의 방증이기도 하다.



도성초에 가기 위해서 안전한 거주지역은 도성초가 있는 블록이다. 테헤란 아이파크, 동부센트레빌, 개나리SK뷰 5차, 강남센트럴아이파크, 삼성래미안펜타빌, 역삼자이, 역삼현대아이파크 등의 아파트들이 그 블록 안에 함께 있다. 길 하나 건너편인 개나리래미안, 역삼푸르지오, 개나리푸르지오, 역삼e편한세상등도 도성초 학군으로 분류된다. 선릉역 2번 출구 방면에 있는 블록도 일부 도성초로 배치되기도 하지만 도곡초로 배치될 가능성도 있다.

역삼래미안, 래미안그레이튼3차, 래미안그레이튼2차부터는 완전히 도곡초 학군으로 분류된다. 일각에선 도곡초가 도성초보다 상대적으로 인기가 덜하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대치동 학군으로 분류되지만, 빌라들 사이에 있어 골목이 좁고 차량 이동이 많아 학부모 입장에선 등하교 때 신경이 더 쓰이기 마련이다. 학급평균 학생수는 22.6명으로 서울시 평균(20.8명)보다는 많지만 강남구 평균(23.7명)에는 미치지 못한다.

도성초에 보내려는 학부모들은 역삼현대아이파크를 선호한다. 특히 길을 건너지 않아도 되는 205동, 206동, 207동이 가장 안가 았다고 한다. 이 경우 공원과 연결된 아파트 후문으로 학교를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역삼2동에 있는 아파트들의 가격대는 대부분 비슷하다. 20평대는 20억원대 중반, 30평대는 30억원대 초중반, 40평대는 30억원대 중후반에서 가격이 형성돼 있다. 그런 만큼 가격을 너무 따지기 보다는 보내려는 학교에 따라 선호가 정해지는 모습이다.
딸이냐 아들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중학교로 가면 사정은 또 달라진다. 자녀가 딸인지, 아들인지에 따라 선호하는 아파트가 달라진다. 일단 딸이라면 거의 대다수 학부모가 진선여중과 같은 블록에 있는 강남센트럴아이파크, 삼성래미안펜타빌, 역삼현대아이파크, 개나리SK뷰5차, 테헤란아이파크 등을 선호한다. 길을 건너 있는 개나리래미안, 개나리푸르지오 등은 역삼중으로 배정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중에서도 제일 선호하는 곳은 개나리SK뷰5차다. 대치동 학원가와 조금이라도 가깝다는 점이 제일 큰 이유다. 학교 바로 옆에 붙어있어 높은 층은 전망이 뚫려있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총 세대수가 240가구에 불과해 매물을 쉽게 구하기 어려운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개나리4차아파트가 재개발된 강남센트럴아이파크도 인기다. 2022년 4월 사용승인이 난 신축 아파트이기 때문이다. 이 일대에서 보기 드물게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트렌드를 충족시키는 단지라고 할 수 있다. 규모도 499가구로 이 알대에서는 큰 편이다.

아들이 있는 집이라면 선택지는 조금 넓어진다. 진선여중 블록 뿐 아니라 역삼푸르지오, 역삼e편한세상, 역삼래미안, 래미안그레이튼3차, 래미안그레이튼2차 등이 있는 역삼중 블록까지도 가능해진다. 역삼중은 여학생보다는 남학생의 선호도가 높다. 이는 학생 성비로도 드러난다. 학교 알리미에 따르면 역삼중의 학생 중 남학생이 차지하는 비중은 69%에 달한다. 10명 중 7명은 남학생인 셈이다.

역삼중 학군에 있는 아파트들의 장점은 20평대 아파트가 있다는 점이다. 진선여중 학군에 있는 아파트들은 30평대부터 시작하다보니 매매로 한번에 진입하기엔 장벽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역삼중 블록의 아파트에는 20평대 집이 있다.

그중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곳은 개나리푸르지오다. 이 역시 개나리SK뷰5차와 마찬가지로 대치동 학원가와 가깝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이다. 개나리푸르지오는 전용면적 79.81㎡부터 면적이 구성돼 있다. 매매 기준으로 가격대도 20억대 초반부터 가능하다.

물론 절대적인 가격은 비싸지지만 대치동 일대 집값을 고려했을 때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 역삼중 학군으로 들어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인기가 많아 매물이 많지 않은 것이 단점이다. 네이버 부동산 기준으로 전세가는 10억원부터 시작된다.

개나리푸르지오의 또하나의 특징은 40평대 아파트가 없다는 점이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자녀가 2명이면 30평대는 좀 작고, 50평대는 너무 크다"며 "20평대를 원하는 자녀 1명을 둔 부부가 제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딸과 아들이 함께 있다면 계산은 좀 더 복잡해진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딸이 있다면 안전하게 진선여중 블록에 진입하는 것을 권했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개나리푸르지오 등에서도 진선여중에 배치될 수도 있지만 역삼중에 갈 가능성도 크다"며 "진선여중 블록이라면 딸은 진선여중, 아들은 역삼중에 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오피스텔로 학생만 보내는 부모들
역삼2동 부동산 관계자들은 진선여중 블록의 가장 큰 강점으로 한번 들어오면 이사를 갈 필요가 없다는 점을 꼽았다. 특히 여학생이라면 바로 진선여중 옆에 있는 진선여고에 갈 수 있다. 도성초, 진선여중, 진선여고로 이어지는 학군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남학생이라면 조금은 먼 휘문고 등으로 가야하는 것이 단점이다.



아파트 단지가 빼곡한 역삼 2동이지만 가족단위 거주민만 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역삼 2동 학군 가장자리는 테헤란로와 붙어있는데, 이곳 오피스텔에는 혼자사는 학생들도 있다. 대부분 오피스 중심이지만 주거를 할 수 있는 오피스텔도 다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넓진 않기 때문에 가족 전체가 오기보다는 학생들만 이사를 시키는 부모들이 종종 있다는 것이 지역 중개인들의 설명이다. 문제는 전입신고다. 전입신고를 못하면 이사를 했어도 근처 학교에 배정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 중개인은 "전입신고가 가능한 오피스텔이 거의 없다"며 "전입신고가 가능한 물건이 뜨면 알려달라고 전화번호 등을 미리 주고 가는 부모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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