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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카브아웃 큰장 선다…대형 PEF들 '실탄 장전' 대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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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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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09월 06일 10:2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사모펀드(PEF) 운용 전략의 초점을 카브아웃 딜에 맞추는 대형 운용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 대기업 그룹사들이 본격적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며 비주력 사업부나 계열사를 시장에 앞다퉈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미국의 통화 정책 전환으로 금리 인하가 본격화되면 수면 아래에 있던 대형 카브아웃 딜이 차례로 성사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카브아웃 딜 쏟아진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국민연금이 사모투자 위탁운용사를 선정하기 위해 진행한 프레젠테이션 심사에 참여한 PEF 운용사들의 공통된 키워드는 카브아웃이었다. 카브아웃은 대기업 그룹사가 경영 효율성 제고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나 사업부를 떼어내 매각하는 거래를 뜻한다.

    매년 진행되는 국민연금 출자 사업엔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대형 운용사들이 주로 참여한다. 올해도 대형 운용사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MBK파트너스, JKL파트너스, 프랙시스캐피탈, 프리미어파트너스 등이 선정됐다. 이 운용사들이 국민연금 프레젠테이션 심사에서 제시한 펀드 운용 전략은 국내 PEF 시장의 큰 흐름을 보여준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 PT에 참여한 대형 운용사들이 저마다 카브아웃 딜에 집중하겠다는 계획과 관련 전략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며 "올 하반기부터 대기업 그룹사들의 사업 구조 재편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시장 분위기가 형성된 영향"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하반기 들어 시장엔 카브아웃 매물이 하나둘 나오고 있다. 가장 먼저 강도 높은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선 건 SK그룹이다. SK그룹은 SK아이테크놀로지(IET)와 SK스페셜티, SK엔펄스 등 비주력 계열사 매각 작업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SK스퀘어 산하의 계열사들도 잠재 매물로 곧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그룹도 내부적으로 사업 구조 재편을 위해 비주력 사업을 솎아내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LC타이탄과 세븐일레븐 ATM 사업부는 이미 시장에 내놨다. 하이마트도 매각 대상으로 거론된다. 신세계그룹 역시 비주력 계열사 정리를 위해 분위기를 살펴보고 있지만 시장의 분위기는 기대보단 차가운 편이다. 신세계그룹의 매각 의사와 상관없이 스타벅스 소수 지분에 관심을 보이는 PEF들은 적지 않다. LG그룹에선 LG화학이 여수 NCC 2공장 매각을, LG생활건강은 원료사업부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위아 공작기계 사업부 매각을 진행 중이다.
    '선제적 구조조정' 알짜 매물 기대
    대형 PEF들은 시장에 나오는 카브아웃 매물 인수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대기업 계열사나 사업부는 어느 정도 사업 기반이 잡혀 있고, 구성원들의 수준도 높아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작업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관료제 조직 아래에서 피치 못하게 발생한 비효율을 제거하고, 비주력 계열사라는 이유로 제대로 이뤄지지 않던 투자만 정상화해도 실적이 금방 개선되기도 한다.

    최근 대기업 그룹사들이 '선제적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알짜' 매물이 시장에 많이 나오는 것도 PEF가 카브아웃 딜에 관심이 커진 배경이다. 금리 인하가 본격화되면 더 좋은 가격을 받기 위해 때를 기다리던 그룹사들도 잠재 매물을 시장에 내놓으며 카브아웃 거래가 보다 활성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형 PEF들은 구조적으로 카브아웃 딜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있다. 조 단위 블라인드펀드를 가지고 있으면 1000억원 이상의 규모가 있는 딜을 해야 하기 때문에 대기업 계열사나 사업부가 인수 타깃으로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대형 PEF들 사이에선 국내 PEF 시장이 성장하고, PEF의 경영권 인수 거래가 익숙해지면서 중소·중견기업 오너들의 눈높이가 올라가 카브아웃 매물의 가격이 오히려 합리적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출자자(LP)들이 세컨더리 딜을 여전히 색안경을 끼고 보고 있다는 점도 대형 PEF들이 카브아웃 딜로 쏠리는 이유 중 하나다. 세컨더리 딜이란 다른 PEF의 포트폴리오 기업을 사오는 거래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선 대형 PEF들끼리 LP가 겹치는 경우가 많아 세컨더리 딜을 추진하기도 쉽지 않다"며 "조 단위 펀드는 늘어나는데 국내 시장 규모는 한정돼 있다보니 카브아웃 딜 쏠림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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