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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보다 재밌어요"…접대 필수코스 된 '이 게임'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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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 던지기'라는 뜻의 카드 게임인 관단이 중국 사회를 휩쓸고 있다. 관단은 단순한 놀이를 넘어서 공직 사회와 비즈니스 현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재로 자리잡고 있다. 주류 문화로 입지를 굳히면서 중독성 등 사회적 문제까지 부각되자 중국 정부는 '관단 열풍'을 점차 부담스러워하는 모습이다.

관단은 네명이 두조로 나눠서 하는 게임이다. 포커보다 크기가 약간 큰 전용 카드 두 세트를 사용한다. 먼저 패를 다 내려놓은 사람이 속한 팀이 이기는 구조다. 적당한 눈치와 팀원과 협업이 핵심이다.

관단의 인기가 빠르게 높아진 건 코로나 팬데믹 이후다. 공직 사회와 학교, 금융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놀이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종이 골프'란 별칭까지 붙었다. 기존엔 비즈니스에서 골프가 접대의 필수요소였다면 최근엔 관단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식사 전에 관단을 하는 것이 접대 필수 코스가 되면서 '술 판매량까지 줄이고 있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비공식적으로 중국에서 관단 애호가는 1억4000만명 정도로 알려졌다. 관단 관련 동호회는 아직도 우후죽순 생기고 있다.

광명망은 "관단은 판단력, 분석력, 기억력을 모두 갖춰야 하는 게임"이라며 "팀원 간 협동이 필요한 게임이라 비즈니스 협상 등에 잘 어울리는 특징이 있다"고 분석했다.



관단의 선풍적인 인기에 가디언, 이코노미스트,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도 앞다퉈 관련 보도를 내보냈다. 이코노미스트는 "내로라 하는 글로벌 기업 임원들이 관단을 배우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매체들은 관단의 갑작스러운 인기를 미·중 관계 악화에서 찾기도 했다. 중국에 대한 해외 자본 투자가 빠르게 줄면서 텍사스홀덤(포커를 변형한 카드 게임) 등 기존 영미권 투자자들이 즐기던 게임에서 관단으로 자연스럽게 트렌드가 변했다는 것이다.

사교 수단으로 부상한 관단 열풍이 식을 줄 모르자 중국 정부의 입장도 미묘하게 바뀌고 있다. 당초 중국 정부는 관단에 우호적이었다. 글로벌 기업 임원들이 관단을 통해 '꽌시(인맥)'를 맺으려는 시도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기존 마작이나 골프 등의 사교 수단은 사치성이나 사행성이 일부 있지만 관단은 그렇지 않다고 판단했다. 카드와 테이블만 있으면 되는 일종의 사교 스포츠라고 본 셈이다.

하지만 기업 임원들뿐 아니라 젊은층으로까지 관단이 광범위하게 인기를 끌면서 이른바 '관단 폐인'이 속출하자 부정적인 눈초리로 바라보게 됐다. 아직은 특정 상황이나 환경에서 관단을 통제하거나 금지하는 식의 조치는 나오지 않고 있지만 관단에 대한 경계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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