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히토 일왕의 조카 가코(30) 공주가 지난 5월 그리스를 방문했을 때 1억원이 넘는 거액의 숙박비가 지출됐다는 일본 현지 보도가 나왔다. 당시 가코 공주는 2990엔(약 2만6000원)짜리 저렴한 니트를 입어 '검소하다'는 반응을 받았던 바 있다.
5일 일본 겐다이비즈니스는 "궁내청이 발행한 자료에 따르면 그리스 호텔 숙박비가 1473만엔(약 1억3700만원)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5월 일본과 그리스의 수교 125주년을 기념해 나루히토 일왕의 조카이자 후미히토 친왕의 둘째 딸인 가코 공주가 그리스를 방문했을 때에 지출한 비용이다.
매체는 "공주가 머물렀던 아테네와 코르푸의 총지출액은 1473만엔으로 기록돼있다"며 "동행하는 스태프의 비용도 포함됐고 인원수에 따라 다르겠지만 상당히 큰 금액"이라고 짚었다. 공주가 머문 숙소는 파르테논 신전과 아테네 시내의 탁 트인 전망을 감상할 수 있는 5성급 호텔로, 1박 비용은 약 6만엔(약 55만원)에서 70만엔(약 652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주가 가장 비싼 방에 묵었다면 5일간 숙박 비용만 350만엔(약 3200만원)이 넘는 것이다.
그리스 방문 당시 가코 공주는 저렴한 평상복을 입어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공주는 짙은 파란색 반소매 니트에 하얀 와이드 팬츠 등을 착용했는데, 니트의 가격이 세금 포함 2990엔(약 2만6000원)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큰 화제가 됐다. 일부에서는 일본을 대표해 참석한 자리에서 저렴한 평상복을 선택한 것은 예의에 어긋난 행동이라는 비판도 나왔지만, 오히려 일본 왕실의 품격을 높였다며 가코 공주를 옹호하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해당 매체는 "왕실의 공식 방문이기 때문에 명성과 보안이 좋은 호텔이 선택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아테네 중심부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젊은이들에게 인기 있는 지역과 가깝다. 무엇보다 우아하고 화려한 분위기는 젊은 여성에게도 인기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세금으로 궁내청의 예산이 운영된다는 점에서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현지 네티즌은 "세금 인상과 물가 급등으로 국민들이 힘들어하는데 혈세 낭비다" 등 비판적인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