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로코는 머신러닝 기반의 애드테크(광고+기술) 회사다. 기업이 보유한 사용자 데이터를 활용해 적절한 온라인 광고 노출 방식을 찾아낸다. 누구에게 어떻게 광고를 보여줘야 가장 높은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예측해 기업이 효율적으로 광고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안재균 몰로코 한국지사장(사진)은 3일 한국경제신문 인터뷰에서 “애플의 서드파티(제3자가 수집하는 데이터) 쿠키 제한 등 개인정보 보호 추세가 오히려 몰로코에는 기회”라며 “각 기업이 퍼스트파티 데이터(직접 수집하는 데이터)로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지키면서도 효과적으로 수익화를 시도할 수 있는 생태계가 조성됐다”고 말했다.
보통 기업은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다양한 고객 데이터를 확보한다. 하지만 이를 광고나 수익화에 적극 활용하는 곳은 소수에 불과하다. 몰로코는 기업의 퍼스트파티 데이터와 머신러닝을 결합해 광고 비즈니스로 연결했다. 로그인이나 클릭 내용, 체류 시간 등 이용자의 행동 데이터를 활용한다.
예컨대 특정 이용자가 어떤 콘텐츠를 보거나 검색을 하면 몰로코의 머신러닝 모델이 해당 이용자의 행동 데이터를 분석해 특성과 수요를 예측한다. 광고주가 원하는 고객을 세밀하게 골라내는 것이다. 만약 몰로코에 한 게임사가 신작 광고를 의뢰했다면 전 세계 수십억 명의 모바일 이용자 중 어떤 이용자가 이 게임을 좋아할지 예측하고, 그 이용자에게 관련 광고를 자동으로 띄워준다.
몰로코는 하루 6730억 건가량의 광고 입찰을 받아 세계 360만 개 앱에 산재한 광고 인벤토리에 노출하고 있다. 초당 560만 건 수준이다. 안 지사장은 “머신러닝 역량이 부족한 회사들은 인벤토리를 미리 사놓고 나중에 광고를 팔지만 우리는 실시간으로 유저들의 행동 패턴을 가져와 가장 적합한 광고를 빠르게 송출하는 게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이 광고 기술로 지난해 3억달러(약 4000억원) 넘는 매출을 냈다. 3년 전(2020년)보다 여덟 배 늘었다. 지난해 투자 유치 때 20억달러(약 2조68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미국 본사와 한국 지사를 포함해 세계 10개국에서 600여 명이 근무 중이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머신러닝, 데이터사이언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다.
모바일 앱 등에 적재적소 광고를 띄우는 대표 사업은 이미 자리를 잡았다. 최근에는 커머스 플랫폼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수익화 솔루션을 팔고 있다. 각 플랫폼의 퍼스트파티 데이터를 주로 활용한다. 성과도 나오고 있다. 커머스 플랫폼 오늘의집은 몰로코 솔루션을 활용해 월 광고 수익을 1년 새 네 배 늘렸다. 인도 OTT인 지오시네마는 프로 크리켓 리그를 중계하면서 3200만 명의 동시 시청자를 대상으로 수십억 건의 맞춤형 광고를 노출시켰다.
안 지사장은 “퍼스트파티 데이터가 중요해지면서 몰로코가 할 수 있는 사업 영역이 늘어나고 있다”며 “커머스, 파이낸스, 콘텐츠 플랫폼들이 머신러닝으로 수익성을 확보하고 성장 기회를 찾는 것을 돕겠다”고 했다. 한국 지사가 몰로코 사업의 최전선이 돼 시장을 혁신해나가겠다고도 했다. 안 지사장은 “몰로코의 이노베이션 허브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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