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 전망 속에 은행권이 예·적금 금리를 내리고 있다. 반면 저축은행은 금리를 올리는 모습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에 대응하기 위해 여·수신을 축소한 저축은행이 영업을 재개하면서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최고 금리는 연 3.92%로 집계됐다. 해당 금리를 선보인 곳은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이다. 크크크 회전정기예금, 회전E-정기예금, 회전정기예금, 회전정기예금(비대면) 등은 연 3.92%로 책정됐다. 상상인·HB·OSB·대백저축은행 등도 연 3.9%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일부 저축은행은 고금리 적금도 선보였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최고 연 12%의 ‘나날이 적금’을 내놨다. 웰컴저축은행은 최고 연 10%의 ‘웰컴디지로카 100일 적금’을 출시했다.
저축은행이 예·적금 금리를 올리고 있는 것은 수신 규모가 100조원 아래로 줄어든 영향이 크다. 저축은행은 그동안 부동산 PF 대출 부실로 건전성을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하지만 자금 이탈은 가속화됐다. 지난 6월 말 기준 저축은행 수신 잔액은 100조8861억원으로, 2021년 11월(98조6843억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부 저축은행은 만기가 한꺼번에 몰리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은 앞서 영업점·인터넷뱅킹·사이다뱅크에서 판매하는 정기예금과 회전정기예금 금리를 0.3%포인트 올렸다. 최근에는 정기예금 상품에 만기 9개월 구간을 신설했다. SBI저축은행의 예금 잔액 12조3324억원 가운데 68.2%(8조4159억원)가 내년 3월 안으로 만기가 돌아온다.
반면 은행권은 주택담보대출 이자를 올리면서도 예금 금리는 내리고 있다. 시중은행 가운데 기준금리(연 3.50%)보다 높은 예금 상품을 찾을 수 없다. 수협은행의 헤이(Hey)정기예금이 연 3.42%로 가장 높다. 이어 농협은행 NH올원e예금(연 3.40%),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연 3.37%) 순이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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