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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위기? 수요 넘쳐난다"…은행까지 뛰어든 '이 사업' [집코노미-집 100세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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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주택이 수요가 많다는 건 예전부터 알고 있었죠. 그런데 그동안 규제가 너무 많아 사업성이 나올까 봐 회의적인 시각이 더 많았습니다. 지금은 전체 부동산 시장이 위기라고 해도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규제를 완화한다고 하니 여력만 더 있다면 시장을 선점하는 게 이득일 것 같네요.”(대형 디벨로퍼 임원)



부동산 개발업계에 실버주택이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초고령화 사회가 현실이 되며 정부가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을 확대하려 하자 개발업계도 투자 여력을 실버주택으로 돌리는 모양새다. 그간 소형 임대형 주거시설이 주로 청년층을 타깃으로 했다면 이제는 임대와 분양을 가리지 않고 노년이 새로운 주거 수요층으로 자리 잡았다는 판단이다. 국내 디벨로퍼 사이에선 “정부가 규제를 완화하는 지금이 시장에서 자리 잡을 기회”라며 진출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엔 디벨로퍼뿐만 아니라 건설사와 자산운용사, PM(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전문기업까지 시니어 주거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보성그룹 계열의 BS산업은 전남 솔라시도 주거특화단지에 시니어 수요층을 포함해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1000가구 규모의 헬스케어 단지도 은퇴 후 여가를 즐기려는 ‘액티브 시니어’의 수요에 맞췄다. 한미글로벌은 부동산개발 자회사인 한미글로벌디앤아이를 통해 ‘위례 심포니아’ 조성에 나섰다. 가구 내에 비상벨과 포켓 도어, 안전바 등 각종 시니어 특화 설계를 적용하고 식사와 청소 헬스케어 등 서비스도 적용할 예정이다. 롯데건설 역시 내년 10월 입주 예정인 서울 강서구 ‘VL 르웨스트’를 통해 상위 1% 시니어 소비층을 위한 최고급 노인복지주택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청년주거’에서 ‘시니어 주거’까지 확장하는 MGRV
5일 개발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디벨로퍼 MGRV(엠지알브이)는 서울 은평구 진관동에 조성하는 시니어타운의 연내 착공을 앞두고 있다. 현대건설과 이지스자산운용, 신한은행, 우리자산신탁 등과 함께 추진하는 사업이다.



엠지알브이는 그간 ‘맹그로브 숭인’과 ‘맹그로브 신촌’ 등 청년층을 타깃으로 한 코리빙 하우스를 전문으로 개발해 왔다. 전통적인 전·월세 주택 대신 코리빙 하우스를 선호하는 젊은 수요층이 늘어나며 지점을 확장했다. 지난해엔 강원도 고성에 ‘워케이션(일+휴양)’이 가능한 ‘맹그로브 고성’을 조성하며 새로운 주거 모델에도 도전하고 있다. 엠지알브이는 여기에 더해 사업 모델에 ‘액티브 시니어’를 추가해 시니어 리빙 사업에도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시니어타운은 지하 6층~지상 14층, 214가구 규모의 임대형 노인복지주택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노인복지주택뿐만 아니라 업무시설과 근린생활시설, 문화시설 등이 함께 건립되는 게 특징이다. 노인복지주택은 만 60살 이상 노년층만 입주할 수 있는 대신 청소와 세탁, 식사 등 생활 서비스가 함께 제공된다. 그간 비싼 임대료 때문에 한국에선 사업성이 나오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중산층 이상 고령 인구가 늘어나면서 이젠 공급이 수요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엠지알브이는 그간 쌓은 코리빙 운영 경험 등을 바탕으로 시니어 리빙 분야에서도 특화 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SK디앤디, 케어닥과 손잡고 ‘시니어 하우징’ 진출
자체 주거 브랜드인 ‘에피소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SK디앤디도 시니어 주거 시장 진출에 적극적이다. 시니어 토탈케어 기업인 케어닥과 협업에 나서고 있다. 올해 초엔 시니어타운을 7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는 ‘시니어타운 표준 등급 가이드라인’을 개발하는 등 본격적인 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 작업이 한창이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시설 규모와 프로그램, 입지, 건강 서비스, 생활편의 등 10가지 기준에 맞춰 기본 서비스만 제공하는 ‘1등급’부터 최고급 생활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는 ‘7등급’까지 세분화했다.

빠른 시장 진출에 외국계 자산운용사에서도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세계 7위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인베스코는 최근 케어닥과 함께 국내 최초 시니어 하우징 전문 운영사인 ‘케어오퍼레이션’을 공동 출범시켰다. 3년 이내에 4000가구 규모의 시니어 주거시설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다. 양로시설, 노인복지주택, 시니어 레지던스 등 공급하는 주거 시설의 종류도 다양할 전망이다.

케어오퍼레이션은 올해 안에 시니어 하우징 자산 8개 지점을 매입하고, 이후 3년 내 수도권을 중심으로 시니어 주거 시설을 50개 지점 4000가구까지 빠르게 확장할 예정이다. 향후엔 10년에 걸쳐 약 2만여 가구(노인복지주택 32개·양로시설 148개)까지 상품을 확장, 운영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국내 최대’ 시니어타운 조성 나선 엠디엠플러스
국내 대표 디벨로퍼인 엠디엠플러스는 경기 화성동탄2 지구에 국내 최대 규모 시니어타운 조성에 나섰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함께 추진하는 헬스케어 공모·상장 리츠(부동산투자회사) 사업에 선제적으로 나선 것이다.



최근 사업협약까지 체결한 엠디엠플러스는 화성동탄2 지구 내 약 18만㎡ 부지에 시니어주택과 오피스텔·의료·업무·상업·문화 시설 등이 결합한 복합주거단지를 조성한다. 시니어주택은 총 2550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시니어 주거 특성에 맞게 현관 무단차 슬로프나 논슬립 타일, 슬라이딩 도어 등 입주자 안전을 고려한 설계가 적용될 예정이다. 헬스케어·컨시어지 등 주거 서비스도 제공된다. 대형평형을 포함해 총 874호 규모의 오피스텔도 함께 조성된다.

사업은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 투자·운용 수익으로 수익을 분배하는 리츠 방식으로 추진된다. 연내 리츠 영업인가와 토지 매매계약을 체결하면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착공은 2026년, 준공과 입주는 2029년에 예정됐다. 2031년엔 리츠 주식의 일반공모와 상장을 추진해 일반인도 리츠 주식을 소유해 이익을 배당받을 수 있게 된다.

엠디엠플러스는 경기 의왕시에 국내 최초 세대 공존형 주거단지인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 아침’ 개발에 나서는 등 시니어 주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만 60세 이상만 입주 가능한 호텔식 실버타운 536가구와 하이엔드 오피스텔 842실이 결합한 형태다. 지난해 2단지에 대해 분양을 시작했고, 1단지도 분양을 진행했다. 식사와 청소, 주택 내부 관리는 물론 24시간 케어 서비스도 함께 제공될 예정이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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