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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의 파업 대항권' 직장폐쇄 함부로 했다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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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라는 속담이 있다. 노동조합의 파업이 확대되며 노사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경우 사용자 역시 궁지에 몰린다고 느낄 때, 사용자로서도 쟁의행위 카드를 꺼낼 수 있다. 여기서 혹자는 사용자가 노동관계법상 쟁의행위를 할 수 있다고 하면 의아하게 생각할 것이나 법은 사용자의 쟁의행위를 규정하면서 직장폐쇄를 명시하고 있다.

직장폐쇄, 영어로는 락아웃(lock out)으로 '사업장을 잠근다'라는 의미다. 법률상으로는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쟁의행위에 대응해 근로자가 제공하는 근로를 거부하고 임금을 지급하지 않음으로써 노동조합, 조합원측에 일종의 경제적 제재를 가할 수 있게 되고, 이 과정에서 노사 교섭력의 균형을 회복하게 된다는 점을 제도의 취지로 보고 있다.

실무상 산업현장에서 직장폐쇄가 단행될 경우 단순한 임금지급의무의 면제 외에도 현장의 혼란과 노동조합과의 강경한 대치가 이루어지게 된다. 이 때문에 법적인 유효성에도 불구하고, 직장폐쇄의 적법성에 대한 노사간 소송, 물리적 충돌, 조합원의 불안에 따른 부당노동행위 이슈 등이 파생된다. 쟁의행위 과정에서 직장폐쇄를 검토해야 하는 경우 법적인 유효요건을 그 어느 때 보다 정밀하게 검토해야 하는 이유다.

실무상 반드시 챙겨보아야 하는 것은 직장폐쇄의 시점이다. 법은 기본적으로 노동조합의 쟁의행위에 대항한다는 방어적, 대항적 의미에서의 직장폐쇄를 허용하고 있다. 따라서 노동조합의 전면파업 혹은 무기한 파업이 현실화되어 사용자가 교섭의 균형이 깨지고 경제적 손해를 회복 또는 최소화하기 위한 최후수단으로 검토되었을 때 정당성이 확보될 수 있다. 사례상 단순 준법투쟁이나 부분파업에 불과한 경우, 혹은 파업의 시기가 정해져 업무복귀가 예정된 경우에 단행되는 직장폐쇄는 자칫 위법한 일종의 공격적 직장폐쇄로 인정될 여지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

다음으로 폐쇄되는 장소적 범위 또한 중요하게 확인해야 한다. 법원은 기본적으로 폐쇄 대상의 범위는 생산, 서비스 현장을 중심으로 허용되고, 통상의 조합활동이 이루어지는 조합사무실이나 기숙사 등의 복리시설에 대한 부분까지는 허용하지 않는다고 본다. 물론, 조합사무실에서의 쟁의행위가 예상되는 고도의 객관적 개연성이 인정된다면 이 또한 폐쇄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해석하는 만큼 직장폐쇄에 있어 노동조합의 대응지침이나, 현장에 안내되는 유인물, 문자 등의 내용을 확인하여 이러한 폐쇄범위의 세밀한 범위를 적법하게 확정할 수 있을 것이다.

직장폐쇄의 종료 시점 또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직장폐쇄를 풀 것인지 여부는 사용자의 판단에 달려있는 게 원칙이지만, 노동조합이 파업을 철회하고 조합원들의 업무복귀를 선언한다면 법상 직장폐쇄의 종료를 검토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근무의 진정한 복귀를 확인하고자 서면의 서류를 받는 것은 정당하다고 보는 만큼 직장패쇄 종료를 검토함에 부수하는 별도의 절차도 함께 챙기면 노사갈등 없는 마무리가 될 수 있다.

직장폐쇄는 법률에 따라 노동위원회, 노동청에 신고하게 되어 있는 만큼 법령상 양식을 작성해 신고절차를 준수할 수 있고, 실무상 노동조합에 대한 공문 발송, 전체 안내문 게시 및 발송, 폐쇄된 장소에 직장폐쇄 공고문을 붙임으로써 조치를 완료하게 된다.

이와 같은 직장폐쇄가 유효하다면 임금 지급의무를 면한다는 기본적인 사항 외에 현장에서 직장을 점거하며 파업을 독려하고 있는 노동조합과 간부들의 퇴거를 요구할 수 있게 된다. 이를 거부할 경우에는 퇴거불응, 업무방해, 그럼에도 출입코자 하는 자에 대한 건조물침입죄 등이 검토될 수 있어 직장폐쇄의 위력이 가장 크게 발휘하는 지점이 된다. 더불어 근무하고자 하는 복귀 조합원, 비조합원인 관리자 등은 직장폐쇄에도 여전히 정상적으로 근무할 수 있으니 직장폐쇄의 유효한 효과는 자못 크다고 평가할 수 있다. 반면 직장폐쇄가 유효하지 않다면, 그 위법성에 따른 파업 조합원에 대한 임금을 모두 지급해야 하고 직장폐쇄의 공격성 등에 따른 부당노동행위 또한 성립될 수 있는 형사적 리스크가 발생하게 된다.

살펴본 바와 같이 직장폐쇄는 엄격한 요건 등이 해석상 나타나고 있는 만큼 실무적으로 인사담당자 차원의 신중한 법률검토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는 영역이다. 그 만큼 노사간 힘의 균형을 회복하는데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게 되기 때문인 것으로 이해하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이러한 힘의 활용은 어디까지나 노사간 교섭력의 균형을 회복하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 직장의 문은 잠그지만 대화와 마음의 문은 반드시 열어둬야 한다는 말이다. 경영자와 인사담당자가 이와 같은 마음가짐을 지켜간다면 몇 안되는 사용자의 중요한 권리를 적법하고 유효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기세환 태광노무법인 대표 공인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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