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국인 건설 근로자 세 명 중 두 명은 50·6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노령화에 따른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 도입이 늘어나면서 건설 현장 근로자 3명 중 한명 꼴로 외국인이나 조선족 동포인 것으로 조사됐다.
건설근로자공제회는 2일 ‘2024년 건설근로자 종합생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최근 1년 이내에 퇴직공제 제도에 가입 이력이 있는 건설근로자 131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다.
2023년 건설근로자 평균 연령은 51.8세로 나타났다. 이 중 50대 이상이 67.9%로 나타났다. 50대가 34.4%로 가장 많았고 60세 이상이 33.5%로 뒤를 이었다. 60세 이상의 비율은 2022년에 비해 4.3%포인트 상승했다.
건설업 첫 ’진입 연령‘은 39.4세로 조사됐다. 50·60대에 진입했다는 응답도 26.6%로 네 명 중 한 명꼴에 달했다. 평균 근무 경력은 13.1년이었다.
평균 일당은 18만 3000원으로 연간 소득은 3592만 원에 달했다. 2022년 조사 결과에 비해 일당 2200원, 연간 소득은 88만 원 하락한 수치다. 연간 근무 일수는 6.5일 줄어든 217.2일로 집계됐다.
일당으로는 15~20만원 미만이 41.9%로 가장 높고 20~25만원이 28.0%, 25만원 이상도 11.6%에 달했다.
다만 최근 1년 내 임금 지급 지연(임금체불) 경험도 29.5%로 나타났다. 2022년에 비해 5.0%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주휴수당'을 받지 않는다는 응답도 63.4%에 달했고, 주휴수당에 대해 잘 모른다는 응답도 17.6%에 달했다.
하루 평균 기능 인력 구성비를 보면 한국인은 66.3%에 불과했다. 외국인이 17.2%, 조선족이 16.5%를 차지해 세 명 중 한명 꼴로 외국인인 것으로 집계됐다.
건설 현장에서 외국인 근로자 비율이 증가한 것을 체감한다는 응답도 83.3%에 달했다.
다만 외국인 근로자 급증 현상을 두고 근로자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렸다.
공제회가 실시한 심층 인터뷰 결과 “외국인 노동자 들어오면 우리 일자리 줄어든다" "전기 쪽은 아직 한국사람이 많지만 목수나 철근 쪽은 외국인 판”이라는 입장의 근로자가 있던 반면 “외국인 노동자가 늘어도 사람 없어 오히려 부족하다는 생각 든다" "외국인 때문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건설업계 침체 때문에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응답도 있었다.
공제회 담당자는 “이번에는 ‘근로계약서 작성’과 ‘현장의 외국인 노동자’ 등에 대한 조사도 추가되었으므로, 향후 고용·복지정책수립에 요긴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