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대 높던 NFL 구단주들, 드디어 월가 자본 받아들인다

미국 인기 스포츠인 미국프로풋볼(NFL) 구단주들이 특정 사모펀드(PEF)가 팀 지분의 최대 10%까지 매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새 정책을 투표로 통과시켰다고 27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NFL 구단주들은 이날 미네소타주(州) 이건에서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이로 인해 사모펀드들은 최대 6개 팀과 거래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NFL은 팀 소유자는 법인이 아닌 개인이어야 한다는 방침을 내세워 월가의 자본 유입에 문을 닫고 있었다.

이날 구단주들이 승인한 사모펀드는 아크토스, 아레스 매니지먼트, 식스 스트리트, 블랙스톤, 칼라일그룹, CVC캐피탈파트너스, 다이너스티 에쿼티 등이다. 블랙스톤을 제외한 모든 회사가 스포츠 팀에 대한 투자 이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뀐 규정에 따르면 이들 사모펀드는 최대 6개 팀의 지분을 각각 최대 10%까지 매입할 수 있고, 최소 6년간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또 우선주 투자가 금지되며, 지배권 행사도 불가능하다. WSJ은 "이런 투자 조건은 사모펀트 투자에서는 이례적"이라며 "이런 조건들을 수용한다는 것은 NFL에 진입하고자 하는 회사들의 강한 열망을 보여준다"고 했다.

다만 이날 구단주들이 허용한 지분 10%도 미국 내 다른 인기 스포츠 리그나 유럽에 비하면 낮은 수치다. 미국프로농구 NBA나 야구 MLB, 하키 NHL, 축구 MLS는 사모펀드가 지분의 최대 30%까지 소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훨씬 더 자유로운 정책이 적용된다. WSJ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영국 프리미어리그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인수한 것을 그 예로 들었다.

이 때문에 일부 구단주들 사이에서는 사모펀드의 보유 허용 지분을 최대 20%까지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향후 NFL의 보다 공격적인 정책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WSJ은 "NFL의 새 정책은 수십억 달러의 자본이 리그로 유입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며 "막대한 자본 유입을 막아온 마지막 큰 장벽이 제거됐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