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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팔아도 수익은 고공행진…K자동차·타이어 '체질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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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완성차업체와 타이어 제조사 등 국내 모빌리티산업에 미스터리가 하나 있다. 판매량은 줄었는데 실적은 고공행진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박리다매에 주력하던 과거와 달리 제품당 수익성을 높이는 등 ‘퀀텀 점프’에 성공한 덕분으로 분석한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만 해도 차 한 대를 팔아 손에 쥐는 수익이 도요타는 물론 폭스바겐, 제너럴모터스(GM), 혼다 등을 제쳤다. 한국타이어 등은 전기자동차 전용 타이어를 세계 최초로 내놓으며 수익성 면에서 미쉐린, 브리지스톤 등 글로벌 타이어 회사를 앞서기 시작했다.
○덜 팔려도 실적 ‘高高’
27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6월까지 국내 완성차 회사가 생산한 차량은 214만5292대다. 1년 전 같은 기간(219만7696대)보다 2.4% 감소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올 상반기 합산 판매량은 206만1883대로 작년 상반기(208만1521대)보다 0.9% 줄었다. 타이어 판매도 주춤했다. 대한타이어산업협회는 상반기 국내 타이어 회사의 신차용 타이어 판매량을 219만3000개로 집계했다. 작년 같은 기간(275만2000개)보다 20.3% 급감한 수치다.


판매량과 달리 실적은 위를 향해 달리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상반기 매출 139조4599억원, 영업이익 14조9059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영업이익률은 합쳐서 10.7%에 달한다. 도요타그룹(10.6%)과 폭스바겐(6.3%), 르노·닛산·미쓰비시(4.2%), 스텔란티스(10.0%) 등을 모두 앞섰다.


국내 타이어 3사도 올해 호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올 상반기 매출 4조4451억원, 영업이익 8187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4391억원) 대비 86.4% 급증했다. 금호타이어 역시 9년 만에 최대 실적을 달성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목표 매출을 당초보다 20% 높은 4조5600억원으로 올려 잡았다.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주효
이런 결과는 한국 자동차산업이 체질 개선에 나선 결과다. 현대차와 기아만 해도 고부가가치 차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제네시스 등을 상대적으로 많이 팔았다. 올해 판매 차량의 60%가량이 SUV인 것으로 추정된다. 올 들어 현대차의 대당 순이익은 1년 전보다 27% 오른 277만원가량(일본 금융정보업체 퀵 조사 결과)으로 추산된다. 이는 혼다(231만원), 폭스바겐(217만원), GM(215만원)보다 높다. 프리미엄 자동차인 제네시스는 올 상반기 미국에서 역대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

타이어 회사들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전기차 전용 타이어를 출시하며 고부가가치 시장 창출에 성공했다. 전기차 타이어는 배터리 무게를 견딜 수 있어야 하고 소음을 줄여야 해서 일반 타이어보다 20~30% 비싸다. 전기차 타이어 교체 수요 시기(5년)도 다가와 지난 5월까지 교체용 타이어는 작년보다 4.8% 늘어난 849만8000개가 팔렸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 덕도 보고 있다. 올 들어 차와 타이어 전체 생산량은 감소했지만, 수출 물량은 각각 1년 전 대비 3.2%, 4.2% 증가했다. 이와 함께 철강, 리튬, 니켈, 알루미늄, 고무 등 원자재 가격 안정화도 실적 개선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다만 올 하반기 해운 물류 상황은 국내 모빌리티산업의 고민거리다. 현대차와 기아는 수출 차량을 실어 나를 자동차운반선(PCTC) 부족에 대비해 비상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타이어 회사는 컨테이너선 확보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타이어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보다 컨테이너선 운임이 두 배가량 올랐다”며 실적 악화를 우려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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