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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Fed 의장' 꿈꾸는 파월…그린스펀 뒤 이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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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그린스펀을 향해.’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지난 23일 잭슨홀 연설은 ‘승전보’였다. “통화정책을 전환할 때가 됐다”는 직접적인 발언으로 연설을 시작한 그는 “우리(Fed)의 제한적인 통화정책(금리 인상)은 물가 상승 압력을 줄이고 건전한 속도로 성장이 이어지도록 했다”고 자평했다. 또 “대규모 해고 없이 고용시장을 물가 상승의 원천이 아닌 상태로 만들었다”고 했다.

그는 2년 전 같은 자리에서 금리 인상으로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알렸다. 반대 방향의 피벗을 선언할 장소로 처음부터 잭슨홀을 염두에 두고 데이터 흐름을 주시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예전 실수로 농담하는 ‘자신감’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초기였던 2021년 물가 상승 조짐이 뚜렷했는데도 ‘일시적 요인’이라고 판단한 점에 대해 스스로 ‘자학 개그’를 펼치기도 했다. “일시적 인플레에는 반응하지 않는 게 좋다는 표준적인 생각을 따른 이가 많았고, 이 방에도 그런 사람이 몇몇 있다”고 했다. 자신을 포함해 당시 중앙은행들이 대개 그렇게 판단한 점을 농담거리로 삼은 것이다. 지금은 물가와 고용을 원하는 수준으로 이끌고 있다는 자신감이 드러난 대목이다.

그의 확신이 가장 드러난 대목은 “기대 인플레 고정에 성공했다”는 부분이다. 그는 “노동시장 강세를 유지하면서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세 둔화)을 달성하는 것은 고정된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 즉 중앙은행이 2%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달성한다는 대중의 신뢰가 있어야 한다”며 그런 신뢰가 “우리의 행동으로 강화됐다”고 표현했다.

“강한 노동시장을 지원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다 하겠다”고 밝힌 파월 의장의 연설이 끝난 후 잭슨홀 미팅 참가자들의 반응은 전날과 확연히 달랐다. 이전엔 참가자들에게 통화정책에 관한 의견을 물으면 침체와 경기 사이클에 대한 판단이 제각각이었다. 이날 파월 의장이 연설을 마친 후에는 대부분 그의 판단에 공감하는 분위기가 짙어졌다.
예상외 데이터 나올 위험도
Fed 의장이 잭슨홀 심포지엄에 참석해 주요 메시지를 시장에 던지는 전통을 만든 사람은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1987~2006년 재직)이다. 걸프전으로 유가가 급등했을 때는 시장 예상보다 앞서 금리를 올렸고 유가가 내리자 곧바로 금리를 인하하는 선제적 통화정책을 트레이드 마크로 삼았다. 주가가 빠져도 그린스펀이 되살릴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한 ‘그린스펀 풋’이라는 용어까지 탄생했다. 2년 전 잭슨홀 연설에서 그린스펀 전 의장의 물가 안정 개념을 언급한 파월 의장도 이와 비슷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

그가 그린스펀 전 의장과 같이 ‘마에스트로’ 칭호를 받을 것 같으냐는 질문에 잭슨홀 행사장에서 만난 신성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은 “이대로 소프트랜딩(연착륙)에 성공한다면 그렇게 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다음달 초 발표되는 8월 고용보고서 등 데이터가 파월 의장이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을 때는 매우 혼란스러울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폴 볼커 전 Fed 의장 시절 Fed에서 근무한 로버트 브러스카 이코노미스트는 “파월 의장은 물가를 잡았다고 생각하지만 물가와의 싸움은 승패가 결정되고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 이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Fed가 정치적인 이유로 ‘승리’를 선언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민주당을 향한 공화당의 ‘물가 공격’을 차단하려는 의지가 반영됐을 수 있다는 의구심이다. 24일(현지시간) 잭슨홀 현장에서 만난 재러드 번스타인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은 “노동자들의 삶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물가상승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파월 의장이 확인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잭슨홀=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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