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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부른 '아열대 말벌'의 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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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전국적으로 ‘벌 쏘임’ 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아열대 지방에서 서식하던 등검은말벌이 국내에 유입돼 과점종으로 자리 잡은 뒤 폭염 속에 활동성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6~7월 두 달간 119구급대가 벌 쏘임 환자를 이송한 횟수는 2583건에 달한다. 하루평균 42회 환자를 옮긴 것으로, 작년 같은 기간 출동 횟수인 1900건보다 1.3배 증가한 수치다. 소방대원들이 ‘벌집 제거’를 원하는 시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건수도 올 들어 7월까지 11만2234건으로 전년 동기(7만8310건) 대비 43.3% 증가했다.

최근 벌 쏘임 사고의 40~50%는 동남아시아 등 아열대 지방에서 살던 등검은말벌이 ‘범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등검은말벌은 2000년 전후로 부산항을 통해 국내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되는데 지난 20여 년간 전국으로 퍼졌다.

남부지방에선 좀말벌과 털보말벌, 장수말벌 등 토종말벌을 제치고 말벌 중 가장 개체수가 많은 종으로 자리 잡았다. 벌 전문가인 최문보 경북대 교수는 “등검은말벌과 같은 아열대 말벌이 올여름 더운 날씨 탓에 더 활동적으로 움직이면서 벌 쏘임 사고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시골 지역뿐 아니라 도심 지역에서도 환자 이송, 벌집 제거 신고 건수가 늘고 있다. 도심 환경 개선사업으로 공원 등 녹지공간 비율이 늘어난 데다 ‘열섬 현상’이 있는 주택가를 번식지로 삼은 군집도 많아서다. 최 교수는 “장수말벌, 꼬마장수말벌 등 토종말벌에 비해 크기가 작은 등검은말벌이 도심에 벌집을 친 사례가 다수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벌에 쏘이면 부종, 두드러기,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알레르기 반응이 심하면 아나필락시스 쇼크(과민 반응)로 심정지 상태에 이를 수 있다. 올 들어 벌 쏘임 사고로 사망한 사람은 8명에 달한다. 말벌의 주된 활동 시점은 7~9월이다. 소방청은 비교적 이른 추석 연휴를 앞두고 성묘, 벌초할 때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숲에 갈 땐 벌을 자극할 수 있는 향수, 화장품, 스프레이 등 강한 향이 나는 제품을 사용해선 안 된다”며 “벌에 쏘였을 땐 즉시 119에 신고해 응급조치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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