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지진 없이 무사히 지나갔지만, 아직 불안해서 일본여행 포기하려고요." 최근 발령됐던 난카이 대지진 주의보가 해제됐지만 일본 여행 수요는 주춤한 모양새다. 크고 작은 여진이 이어지는 데다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자연재해에 대한 불안감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 분위기다.
이 같은 상황이 장기화하면 자칫 여행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로 예상보다 저조한 2분기 실적을 낸 여행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대지진 여파로 인한 대규모 예약 취소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취소 문의는 들어왔지만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다. 정상 출발 가능한지, 현지 일정이 진행되는지 묻는 경우가 대다수였다"면서도 "추가 지진이나 현지 불안 상황이 이어지면 예약 수요가 줄어들 수 있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여행객들 사이에선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15일 일본 정부가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 정보(거대 지진 주의)를 해제하자 "수수료까지 내면서 취소했는데 다시 예약했다" 등의 반응이 흘러나왔다. 가족 여행을 준비 중이었다는 한 누리꾼은 "취소 수수료가 꽤 많이 들었지만 후회하지 않는다"며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 일정을 포기했다"고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일본 여행은 당분간 포기하고 다른 여행지를 알아봐야겠다"고 덧붙였다.
여행업계는 불안 상황 장기화를 경계하고 있다. 일본은 한국인 관광객 비중이 높은 여행지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일본을 찾은 한국인 방문객은 상반기 중 444만2100명으로 압도적 1위에 올랐다. 주요 여행사의 패키지 상품 이용률도 평균 20%대로 높은 편이다.
일본은 1~2시간 짧은 비행으로 떠날 수 있는 근거리 여행지에다 엔저 현상이 겹쳐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800원대였던 원 엔 환율은 900원 위로 올라왔다. 앞으로 더 오를 것이란 불안감도 있어 업계에선 엔저 특수가 저물어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는 최대 성수기인 3분기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일본 여행을 둘러싼 기류가 미묘하게 바뀌면서 여행 수요를 잡기 위해 특가 프로모션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일본 지진이 추석 연휴기간 예약률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도 "현지 상황을 우려한 고객 수요를 반영해 동남아 중국 등 근거리 여행지 항공좌석 확보와 프로모션도 진행한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