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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해양 등 자연 생태계의 변화를 식별해 생물다양성 보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20일(현지시간) "구글 딥마인드의 해양 생태계 전문 AI툴 '서프퍼치'가 자연 보전 속도를 가속화하고 있다"며 이 같이 보도했다. 서프퍼치는 현재 돌고래의 클릭 소리와 암본 자리돔의 울음 소리 등 38가지의 해양 소리를 식별할 수 있다. 전 세계 과학자, 생태학자들이 수집한 오디오를 기반으로 훈련된 결과다.
오디오 데이터는 밀렵, 폭파 어업 등 생태계에 위험을 초래할 활동을 식별한다. 동물 개체수를 평가하고 생태계의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 데 사용돼 왔다. 인간이 40시간의 오디오 녹음을 분석하는 데는 몇 주가 걸리지만, AI는 이를 더 민감하고 빠르게 판별한다. 구글의 '콜링 인 아우어 코랄스(Calling in Our Corals)'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벤 윌리엄스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해양생태학 박사 과정 학생은 "서프퍼치가 제대로 훈련되면 몇 초 만에 동일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프퍼치는 최근 산호초 모니터링에 집중하고 있다. 개별 종보다 산호초의 사운드스케이프(특정 환경에서 발생하는 모든 소리의 종합적인 모음)를 판별하기 위해 특정 지점에 서식하는 모든 종이 집단적으로 내는 소리를 분석하고 있다. 황폐화된 산호초의 사운드스케이프와 건강한 산호초의 사운드스케이프를 구별하는 방법을 배워 상업적 어업 금지가 필요한 시기 등을 판단하는 데 사용하기 위해서다.
야생 동물 서식지는 밀렵이나 삼림 벌채, 기후 변화 등으로 인해 최근 들어 더욱 급격히 축소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는 자연적인 멸종 속도보다 최대 1만 배 더 빠르게 멸종을 야기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AI를 활용한 음향 모니터링 배치가 점차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콩고에서는 코끼리를 추적하고 박쥐의 언어를 해독하는 데 AI가 활용됐다.
칠업AI의 콘래드 영 창립자는 "많은 대기업들도 생물다양성 정보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칠업AI는 아일랜드 농장들을 돌며 한 장소에서 14일 동안 음향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현지 새 종을 식별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사용해 종의 수를 계산하고 이름을 확인하는 작업을 하기 위해서다. 그는 "생물다양성은 공급망에서 필수적으로 관리되어야 할 리스크이자 기회"라고 말했다.
건강한 생태 보전 기록을 가진 농장은 정부 보조금 지원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프랑스 등 선진국들은 이미 금융 기관에 대해 생물다양성 리스크를 필수 공개 항목으로 포함시키기 시작했다. 2022년에는 195개국이 2030년까지 지구의 육지와 물의 최소 30%를 보호하고 복원하기 위한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