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호 태풍 종다리가 전남 신안 흑산도 남남동쪽 30㎞ 해상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했다.
기상청은 20일 오후 9시쯤 종다리가 당초 예상보다 다소 일찍 열대저압부로 약화했다고 밝혔다. 종다리는 태풍으로 발달할 것으로 예상되지 않았던 데다, 바람이 가장 강했을 때도 중심 최대풍속이 태풍의 기준(17㎧ 이상)을 살짝 넘은 소형 태풍이었다.
태풍은 상부에서 공기가 원활히 발산돼야 세력이 강해지는데 종다리는 상공에 고기압이 자리해 누르면서 세력을 키우지 못했다.
종다리가 지난 바다는 해수면 온도가 30도 안팎으로 예년보다 뜨거웠지만, 수심이 비교적 얕아 열용량이 충분치 않아 세력을 키우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태풍이 열대저압부로 약화했지만, 종다리의 경로 동쪽으로 호우가 쏟아지고 강풍이 부는 상황은 변함이 없을 전망이다. 기상청은 종다리에서 약화한 열대저압부가 21일 새벽까지 서해남부 해상에서 북동쪽으로 이동하면서 태풍 동쪽에 매우 강한 비가 내리고 매우 강한 바람이 불 것이라고 했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5시 발표한 예보에서 오는 21일까지 전국에 30~80㎜, 경기 남부·강원내륙·강원산지·충남 북부 내륙·충북 중북부·서해안·남해안·제주 산지 등엔 최대 100㎜ 이상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이날 밤은 달의 인력이 강해 바닷물 높이가 높은 '대조기'인데 열대저압부 때문에 물결까지 높게 일면서 폭풍해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전남 고흥·보성·거문도·초도와 경남 창원·통영·사천·거제·고성, 부산엔 폭풍해일 특보가 내려져 있으며 이와 남해안과 제주, 서해안에도 추가로 폭풍해일 특보가 발령될 것으로 보인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