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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날 들어갔는데 1년도 안돼 '반토막'…"동인기연 탈출 가능할까"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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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일에 상투 잡았나.”

지난해 11월 21일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동인기연의 주가 내리막 행보로 주주들의 한숨이 크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가는 1만7840원으로 상장일 고점 대비 50.38% 하락했다. 당시 이 회사는 463곳의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26대 1을 기록했고, 공모가는 희망공모가 범위(3만3000원~3만7000원) 하단인 3만3000원보다 10% 낮은 3만원으로 확정됐다. 일반 투자자 청약 경쟁률도 4.05대 1로 부진했고 청약 증거금도 220억원만 몰렸다. 상장 첫날 공모가보다 높은 3만700원에 시가 출발하며 장중 3만5950원까지 치솟았지만 2만9150원에 거래 마감한다. 이날 거래량은 934만9741주를 기록했지만 올해 100만주 넘는 거래는 딱 한 번(1월23일) 있을뿐,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하이엔드 아웃도어 용품 제조 강자 … 카멜백 군납 배낭 전량 납품도
동인기연은 1992년 설립된 ODM(제조업체 개발생산) 기반 제조 및 브랜드 운영회사로 글로벌 하이엔드 아웃도어 용품 제조 강자로 불린다. 본사 및 국내 반제품 공장은 김포에 있고, 해외에 12개의 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필리핀에 10개의 생산 및 지원법인, 베트남에 1개 생산법인, 미국의 웨이비(WAYB) 판매 법인이 있다.

이 회사는 설립 초기 김포 공장에서 아웃도어 가방에 사용하는 알루미늄 튜브 및 프레임 반제품을 생산하며 북미 시장의 잠재 고객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미국 켈티(KELTY)의 생산 파트너십 제안을 통해 유아와 함께 아웃도어를 즐길 수 있는 베이비 캐리어 가방 ODM을 성공시켰다. 이후 카멜백(CAMELBACK)과 협업 개발로 물 음용 가방의 형태인 하이드레이션 백팩의 3D 입체 패턴 설계에 성공해 제품을 히트시켰다. 이 성공으로 미국-이라크전에서 사용되는 카멜벡 회사의 군납 배낭을 전량 납품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수출 실적은 2003년 3000만달러에서 2011년 1억달러까지 늘어났다. 아크테릭스, 그레고리, 블랙다이아몬드 등 세계 유수의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2013년부터 2018년까지는 생산 법인을 차례로 확장하고 2022년 1억400만달러를 달성한다.


아크테릭스·그레고리·코토팍시 용품 생산 도맡아 … 5개 자체 브랜드도 운영
동인기연은 매년 약 40여곳의 거래처를 유지하고 있다. 대다수 제품은 다품종 소량 ODM 기반으로 제조가 이뤄지고 있고, 북미가 주요 수출 시장이다. 아크테릭스, 그레고리, 코토팍시와 같은 장기 파트너들의 용품 생산을 도맡고 있다. 블랙다이아몬드의 경우 20년간 암벽등반용 하네스 제품의 전량을 생산하며 시장의 선두로 자리매김 했다. 이는 30년 이상 축적된 기술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인체공학적 패턴 설계 노하우와 초고강도 알루미늄 생산 및 가공을 접목한 봉제 및 하드웨어 제품 ODM 생산에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고객사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매년 500가지 이상의 제품을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인기연은 ODM 사업 외에도 5개의 자체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2006년 유아용품 브랜드 포브를 시작으로, 2017년 가족용품 브랜드 웨이비를 론칭했다. 2022년엔 아웃도어 브랜드 인수스, 학생용 가방 브랜드 디나이언트, 애견용품 브랜드 젠틀우프를 국내에 선보였다. 필리핀 생산 법인이 담당하며, 웨이비는 2019년 230만달러에서 지난해 1200만달러 브랜드로 급성장했다.


“글로벌 아웃도어 가방 시장 연 8.9% 성장 기대 … 2030년 매출 5000억 도전”
31일 회사 관계자는 기업 청사진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그는 “글로벌 아웃도어 가방 시장이 2030년까지 연평균 8.96%의 성장을 하며 314억달러 시장으로 커질 것이다”며 “향후 긍정적인 실적이 예상된다”고 답했다. 이어 “제품 카테고리를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텐트 및 골프백 매출 성장을 목표로 하고 중장기로는 아웃도어용 러기지(여행용 바퀴달린 가방)와 드링크웨어(스테인리스 텀블러)에서 성과를 내겠다”고 했다. 러기지의 경우 본격 생산을 위한 자체 개발 설비를 운용해 시험 단계에 있다. 드링크웨어는 검토 단계지만 진행 방향성이 확장되면 새로운 생산 제품 카테고리로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그는 “2030년 매출 5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알루미늄 기술력을 활용한 아웃도어 하드 용품 분야에서도 선두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R&D)에 끊임없는 투자를 하고 생산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 5년간 실적은 우상향이다. 2019년 매출 1665억원, 영업이익 191억원에서 지난해 매출 2161억원, 영업이익 28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11.46%에서 13.08%로 높아졌고 부채비율은 168.20%에서 63.69%로 낮아졌다. 흥국투자증권은 올해 매출 2468억원, 영업이익 302억원을 전망했다. 내년은 매출 2752억원, 영업이익 388억원을 예상했다.

총 주식 수는 612만8000주로 최대주주는 정인수 대표(지분 66.85%)외 특수관계인 2인이 지분 68.35%를 갖고 있다. 자사주 1.67%, 외국인 지분율 0.89%로 유통 물량은 약 30% 정도다. 2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 112억원, 투자 부동산은 41억원이다.


흥국證 목표가 2만7000원 … 그로쓰리서치 “저평가 상태”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2분기 매출 562억원(전년 대비 0.3% 감소), 영업이익 62억원(27.3% 감소)으로 부진했지만 6월 중순 이후 수출 선적 지연 사태가 발생하며 매출 인식이 이연된 점(매출 약 50억원 전후)과 매분기 2억원 미만의 대손상각비가 일시적으로 7억5000만원이 계상된 점 등을 감안하면 괜찮은 실적이라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등산용·캐쥬얼 백팩 주문과 생산 가동률이 양호하며 수출 선적 지연은 7~8월 점차 해소되고 있다”며 “신제품군 확대를 위한 개발 및 관련 부문 초도 생산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하반기 실적 추세가 긍정적인 점과 장기적인 성장세까지 감안하면 현 주가는 IPO 1년 미만 기업의 재진입 관점에서 좋은 기회라 판단한다”고 했다. 목표주가는 2만7000원으로 현 주가 대비 51.35% 상승 여력이 있다.

이재모 그로쓰리서치 대표는 “현재 공장 가동률이 90%고 2027년까지 생산능력을 연 3억달러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라 증설로 인한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또 “PER(주가수익비율) 5배 수준, PBR(주가순자산비율) 0.8배 수준으로 저평가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단기차입금을 계속 늘리는 부분은 이자 비용이 늘어나 순이익률 감소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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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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