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해외여행 수요 급증으로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대했던 여행업계가 도리어 암울한 2분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티몬과 위메프로부터 정산받지 못한 미수채권이 영업이익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통상 비수기로 꼽히는 2분기에 타격을 입은 여행업계는 최대 성수기인 3분기 업황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여행업계 1위 하나투어는 연결 기준 올해 상반기 매출액 3150억원, 영업이익 25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90.5%, 161% 늘었다. 여기엔 2분기 티메프 사태로 인한 일회성 비용 63억원이 반영됐다.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지 않았다면 상반기 영업이익은 316억원으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낼 수 있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3분기는 8월 이후 상품을 계약 해지했기 때문에 티메프 이슈에 따른 일회성 비용은 없고 상품 취소에 따른 위약금이 일부 반영될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모두투어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이 13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 늘었으나 영업익은 10억원으로 전년 대비 89% 감소했다.
노랑풍선 상반기 매출액은 689억원으로 전년 대비 64.5% 증가했지만 2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분기 64억원 적자를 내면서 상반기 또한 적자로 돌아섰다. 앞서 1분기에는 매출 383억원, 영업이익 40억원을 거뒀었다.
모두투어와 노랑풍선 역시 티메프 정산 지연 사태에 2분기 실적이 직격탄을 맞았다. 모두투어는 "2024년 8월 이후 출발 고객을 대상으로 한 여행상품에 대하여 예약 취소를 진행하고 있다" 며 "이와 관련된 상황이 회사의 재무제표에 미치게 될 영향 및 손상의 규모 등을 현재로서는 예측할 수 없으므로 당기 재무제표에는 이로 인한 영향이 반영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통상적으로 여행업계에게는 2분기가 비수기다. 게다가 티메프 사태로 정산받지 못한 6~7월 대금이 실적에 반영되면서 손실을 냈다. 업계는 티메프 관련 영향이 줄고, 여름 성수기 여행 수요가 늘어난 데 이어 황금연휴가 잇따르는 3분기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7월 송출객 수는 증가세를 이어갔다. 하나투어가 밝힌 7월 해외 패키지 송출객 수는 전년 동월 대비 46% 증가한 16만5061명을 기록했다. 하나투어는 동남아시아와 미주, 남태평양 지역에서 계절성 수요가 늘어나면서 전체 송출객 수가 전월 대비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모두투어는 지난달 패키지 티켓 송객 인원이 15만1576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6.3% 늘었다고 밝혔다. 이 중 패키지는 7만4660명으로 전년 대비 13.1% 증가했다. 티켓은 7만6916명으로 70.3% 늘었다.
여행사 관계자는 "여름휴가 시즌을 비롯한 계절적 성수기 효과와 추석, 공휴일 황금연휴 수요 증대로 3분기 실적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3분기는 여행업계 최대 성수기다. 7~8월 여름휴가철이 집중된 데다 광복절, 추석 연휴 여행 수요도 몰린다.
증권가에서도 긍정적 전망이 나온다. 임수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나투어는 여행업종 대장주로 부정적 업황에도 가장 견고한 모습을 보이고 9월 추석 연휴 예약률이 양호한 상황으로 다시금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며 "모두투어는 최근 9월 추석 양호한 패키지여행 예약률 및 남미 상품 판매 호조로 실적 '상저하고'를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