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정부가 거두지 못한 세금이 1년 전보다 15%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악화 여파로 세금을 내지 못한 사람이 늘어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기획재정부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세 수입 미수납액은 64조원으로 전년 동기(55조8000억원) 대비 약 14.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세 수입 미수납액은 국가가 거둬들이기로 했지만, 실제로 징수하지 못한 세금을 의미한다.
통상 미수납액은 누적되는 구조여서 해가 거듭될수록 늘어나는 경향을 나타낸다. 하지만 작년에는 증가 속도가 유독 빨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예컨대 2022년 국세 수입 미수납액은 55조8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약 1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한 2021년에도 미수납액 증가율은 약 14.3%로 작년(14.7%)보다 낮았다.
아울러 일반적으로 국세 수입 미수납액은 징수 결정액이 클수록 증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지난해 국세 수입 징수 결정액은 410조3000억원으로 전년(453조6000억원)보다 오히려 줄었다. 지난해 미수납액 증가 속도가 유독 빨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박 의원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대규모 세수 결손이 예상되는 가운데 제대로 걷지 못한 미수납 규모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은 아쉽다"며 "부족한 재정 확보를 위해서라도 회수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국세 수입은 168조6000억원으로 올해 세입 예산(367조3000억원) 대비 진도율이 45.9%였다. 실적을 기준으로 한 최근 5년 진도율은 평균 52.6%다. 최근 상반기 세수가 연간 실적의 50%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올해 세수는 예상을 밑돌 가능성이 높다. 올해와 진도 흐름이 비슷했던 2013년과 2014년을 토대로 추정해보면 올해 국세 수입은 최소 10조원대 부족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