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친환경 제조업 공급망 구축을 위한 프로젝트가 잇따라 지연되고 있다. 반면 중국은 국가 주도로 에너지 전환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자오천신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 부위원장은 지난 15일 ‘국가 생태의 날’ 기념행사에서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가장 완벽한 신에너지 산업 사슬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해 전 세계 태양광발전(PV) 모듈의 70%, 풍력 터빈의 60%를 공급했다.
중국 관세청(해관총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태양광, 전기 자동차, 배터리 등 ‘신(新) 3대 산업’ 수출액은 전년보다 29.9% 늘어 처음으로 1조위안(약 189조원)을 돌파했다. 중국 청정에너지 부문의 성과는 정부가 수십년간 신에너지 산업을 계획하고 수십 년간 투자를 단행한 덕분이라고 글로벌타임스는 평가했다.
중국 정부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분야의 과잉 투자 문제를 앓아온 만큼 원전을 활용해 에너지 전환에도 속도 조절에 나선 모양새다. 비(非)화석에너지 개발을 적극 추진하기 위해 연해 지역의 원자력 발전 등 청정에너지 기지 건설을 가속화하겠다고 했다.
체질을 바꾸는 데 필요한 자금도 지속적으로 공급한다. 11일 중국 국무원은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기업 탄소배출 감축 지원 프로그램을 2027년 말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기존 만기는 2024년 말이다. 시중은행은 기업 저탄소 전환 관련 프로젝트 대출 원금의 60%를 연 1.75% 금리로 인민은행으로부터 조달해 왔다.
반면 미국의 친환경 산업 육성 작업은 상대적으로 더디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 조사에 따르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반도체지원법 등을 통해 추진한 1억달러(약 1370억원) 이상 규모 프로젝트 중 약 40%가 지연되거나 무기한 연기됐다. FT가 총투자 규모 2279억달러에 달하는 114개 대형 프로젝트를 전수 조사한 결과 총 840억달러 규모의 사업이 암초에 걸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애리조나주 에너지저장장치(ESS)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전용 생산 공장 건설을 착공 두 달 만인 6월 일시 중단했다. 대신 미시간주 공장의 전기차 배터리 라인 일부를 ESS용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신규 투자보다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김인엽/이승균 한경ESG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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