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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하락장도 '달리는 코끼리'를 멈추게 할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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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2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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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이달 초 전 세계 증시 폭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대한 공포가 여전히 자본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주요국 증시가 빠르게 낙폭을 회복하고 있지만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인도 증시는 주요국 가운데 이달 들어 가장 낙폭이 작은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외국인이 아니라 내국인이 증시를 주도하고 있어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등 글로벌 리스크 영향권에서 비교적 벗어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대 수익률로 선방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31개 인도 펀드의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지난 15일 기준)은 10.46%로 주요 국가별 펀드 중 1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펀드(1.82%), 베트남 펀드(0.59%), 유럽 펀드(-5.64%), 일본 펀드(-7.68%), 중국 펀드(-9.62%) 등의 같은 기간 수익률을 웃돌았다. 인도 펀드 설정액도 올 들어 8575억원 늘어났다.

    인도 펀드가 두 자릿수대 수익률을 유지한 것은 이달 초 글로벌 폭락장 속에서 주요국 대비 주가 하락폭이 가장 작았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주요국 지수가 최저점을 찍은 시점까지의 하락률을 비교해보면 인도 니프티50지수는 1~6일 사이 3.84% 하락했다. 중국 CSI300지수(1~14일 -3.86%), 미국 S&P500지수(1~5일 -6.08%), 유럽 유로스톡스50(1~5일 -6.18%), 일본닛케이225지수(1~5일 -19.55%)와 비교했을 때 하락률이 가장 낮았다.

    전문가들은 인도가 최근 글로벌 증시를 급락시킨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영향을 비교적 덜 받았다고 분석했다.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의 추가 충격 가능성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오가는 가운데 자산배분 측면에서 인도 증시의 매력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박우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인도는 서방 세계의 증시와 탈동조화 흐름이 강화돼 자산배분 측면에서 리스크를 분산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증시 큰손 된 인도 내국인
    외국인이 아니라 인도인들이 올해 인도 증시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높을수록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나 글로벌 이슈에 따라 증시가 흔들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내국인 투자자가 증가하면 투자군이 다변화하면서 증시 체력도 탄탄해진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들은 인도 주식 214억3000만달러(약 29조1000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인도 증시를 이끌었다. 아시아 신흥국 가운데 외국인 자금 순유입 규모가 가장 컸다. 하지만 외국인들은 올 들어서는 17억9000만달러를 매입하는 데 그쳤다. 니프티50지수가 올 들어 12% 상승했는데, 외국인이 아니라 내국인들이 증시를 끌어올린 셈이다. 인도 국내 펀드는 상반기 인도 주식을 약 260억달러어치 사들였다. 지난해 연간 매수 규모(223억달러어치)를 반년 만에 넘어섰다.

    지난 6월 인도 증시를 흔든 정치적 불확실성도 대부분 해소됐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 소속 집권당인 인도국민당(BJP)이 정치권의 예상과 달리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는 소식에 니프티50지수는 6월 4일 하루 만에 5.9% 급락했다. 하지만 동맹 세력과 연립정부를 구성해 모디 총리가 3연임하자 증시는 다시 상승세로 접어들었다.

    김근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인도 증시는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와 엔화발 유동성 충격의 직접적인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다”며 “인도 국내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지속될지 여부는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향후 1~2개월은 인도 증시의 변동성이 높게 유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인도 대표지수형 ETF에 뭉칫돈
    개인투자자가 인도 증시에 투자하는 가장 간편한 방법은 상장지수펀드(ETF)를 이용하는 것이다. 현지 세금 문제 등이 얽혀 있어 인도 개별 종목에 직접 투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도에 투자하는 ETF는 대표지수뿐만 아니라 중소형주, 테마형 ETF 등으로 세분화돼 있다.

    국내 증시에선 인도 대표지수인 니프티50지수에 투자하는 상품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TIGER 인도니프티50’와 ‘KODEX 인도Nifty50’에는 올 들어 각각 3847억원, 3266억원이 순유입됐다. 인도 소비재 기업에 투자하는 ‘TIGER 인도빌리언컨슈머’(1445억원)와 ‘인도의 삼성그룹’으로 불리는 타타그룹에 집중 투자하는 ‘KODEX 인도타타그룹’(338억원)에도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는 추세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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