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브랜드 항생제를 도입해 중견 제약사로 자리매김해 온 일성신약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한다. 창립 70주년을 맞이해 일성아이에스로 사명을 변경한 데 이어, 경영 투명화와 사업 효율화·다각화 등으로 대대적인 혁신 의지를 보이고 있다.
○소유·경영 분리…젊은 예비 CEO 모집
일성신약은 1954년 고(故) 윤병강 선대 회장이 회사를 설립한 당시부터 사용한 사명이다. 회사는 올해 3월 사명을 일성아이에스로 변경했다. 일성아이에스는 사명변경을 통해 기업 이미지(CI)를 포함한 모든 브랜드 자산의 대대적인 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우선 경영 투명화를 위한 소유경영 분리를 추진한다. 현재는 창업 2세인 윤석근 회장이 경영 지휘봉을 잡고 있다. 회사는 약 70여년간 지속돼 온 오너경영을 탈피하겠다는 의지다. 이를 위해 회사는 ‘미래 경영 승계를 위한 예비후보자’를 공개 모집한다. 사원이 아닌 임원급 간부를 채용하겠다는 것이다.
일성아이에스는 이를 통해 경영 투명화를 달성하고, 자율성이 보장되는 회사로 나아가겠다는 목표다. 회사는 정형화된 전문가 영입이 아닌 주력 분야인 제약사업을 비롯해 전 사업 분야를 아우를 수 있는 열정적이고 도전 의식을 가진 적극적 인재를 영입할 계획이다. 일성아이에스 경영승계 예비후보자 지원 가능 연령은 1978년~1990년생이다. 청년층 경영 승계 예비후보자 그룹을 뽑겠다는 것이다. 제약, 자산운용, 부동산 개발 등 전 분야에서 모집이 진행된다. 모집은 오는 18일 0시까지 진행한다. 해당 공고는 일성아이에스 홈페이지 채용 공고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업 전 분야 AI 도입
일성아이에스는 사업을 한 차원 더 높은 단계로 발전시켜 나가고자 인공지능(AI)을 다방면에 도입한다.회사는 SK C&C와의 협약을 맺고 제약 사업에 AI를 도입한다. 우선 의약품의 이상 사례나 안전성 문제를 탐지하고 예방하는 활동인 약물감시(PV)에 AI를 활용해 업무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AI가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통해 문헌을 스크리닝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 보고 형식으로 내용을 채워, 제한된 인력으로 방대한 자료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또한 휴먼 에러의 가능성도 대폭 줄일 전망이다. 동시에 AI를 활용한 바이오 투자 및 시니어 헬스케어 사업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경쟁력을 강화한다.
새로 진행되는 요양원 사업에도 AI를 사용할 예정이다. 일성아이에스는 부동산개발사업 부문의 주도하에 시니어 타워 등 간호와 생활이 합쳐진 요양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70년 제약 사업 노하우를 기반으로 부동산과 접목해 차별화를 꾀한다는 게 업체의 입장이다. 여기에 카이스트와의 협업으로 AI 활용을 통해 ‘스마트 요양원’을 선보이는 것이 회사의 목표다.
○투자·M&A 통해 사업 다각화 노린다
자산운용 사업 부문에서는 시니어를 대상으로 하는 디지털 치료기기(DTx) 사업을 활성화할 예정이다. 일성아이에스의 DTx 사업은 만성 질환 등으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시니어를 위해 제품을 개발할 예정이다. 헬스케어에 특화된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기기(하드웨어)도 개발 대상에 포함된다. 해당 사업 활성화를 위해 사업부 인수, 전략적 투자(SI) 등 다각도로 검토할 계획이다.일성아이에스는 사업 다각화를 위해 지난 4월 제약·바이오·벤처투자사 등 관련 전문가를 초청해 포럼을 개최하고 신생 바이오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검토한 바 있다. 일성아이에스 관계자는 “70주년을 도약의 해로 삼고 혁신적인 변화를 지속해나갈 것”이라며 “기존 사업 수행력은 더욱 단단히 하고 신규 사업은 빠르게 선점해 나가며 경쟁력을 높여가겠다”고 전했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