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 인공지능(AI) 도입이 산업계의 화두가 되면서 금융권의 AI 기반 자동화 솔루션(RPA) 확산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새마을금고가 일선 현장인 창구 업무에 RPA를 적용했다. 성남중부새마을금고와 풍납새마을금고의 실무진을 인터뷰해 RPA 도입의 효과에 대한 알아봤다.
MG새마을금고중앙회는 2020년 유아이패스에서 AI 기반 RPA를 도입했다. 2023년부터는 이 RPA를 전국 1300곳에 있는 개별 새마을금고의 현장 업무로 확산 적용했다. 2005년 루마니아에서 사업을 시작한 유아이패스는 세계적인 기업용 자동화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유아이패스의 RPA를 쓰는 기업은 10만여곳에 달한다. 유아이패스는 새 AI 자동화 도구인 ‘오토파일럿’의 정식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경기 성남시 수정구에 있는 성남중부새마을금고도 유아이패스의 AI 기반 RPA를 도입한 곳 중 하나다. 지난해 11월 이 업체는 은행 업무에서 쓰는 고정비 지출 결의, 환급금 관리, 대법원 판례 확인 등의 업무에서 RPA를 적용했다. 자체 인트라넷(내부 인터넷)에 있는 웹사이트 형태로 직원이 손쉽게 RPA를 쓸 수 있도록 했다. 12일 인터뷰를 한 심원희 성남중부새마을금고 대리는 “경매 접수 업무의 경우 기존엔 대법원 웹사이트를 통해 일일이 경매 현황을 확인해야 했다”며 “RPA를 도입한 뒤엔 자체 인트라넷에서 자동으로 경매 내역 조회를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성남중부새마을금고는 RPA로 직원들의 업무 효율도 끌어올렸다. 금고 업무 중에는 채무자와 관련해 국민건강보험에서 보내는 압류 문서를 처리하는 작업이 있다. 많을 때는 직원 1명이 압류 내역을 하루에 300건 이상 확인해야 한다. 유아이패스의 RPA는 종이로 된 문서를 스캔한 뒤 문서화하는 작업을 지원한다. 심 대리는 “하루 4~5시간 걸렸던 압류 문서 정리 작업이 30분으로 줄었다”며 “남는 시간에 다른 창의적인 업무를 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서울 송파구에 있는 풍납새마을금고도 RPA 도입 효과를 누리고 있다. 이 금고에서 총무 업무를 맡고 있는 김혜지 계장은 “매월 반복적으로 작성하는 지출결의서를 RPA가 날마다 자동으로 작성해준다”며 “지출결의서 작성 업무가 수월해지면서 아침 업무에 여유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줄어든 서류 작업 시간을 고객 응대에 할애하게 되면서 금융 소비자의 만족도도 높아졌다는 게 풍납새마을금고의 설명이다.
고객이 체감하는 효용도 커졌다. 김 계장은 “상속 관련 업무인 경우 10년치 거래내역을 발급하는 경우가 많은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RPA를 쓰면 상속 업무를 의뢰한 고객이 수십분 안에 상속과 관련된 모든 계좌의 거래내역을 받아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RPA 도입에 대한 직원들의 거부감도 낮은 편이었다. MG새마을금고중앙회는 RPA 웹사이트 화면에 캐릭터를 넣어 친숙함을 키웠다. 박동교 성남중부새마을금고 상무(사진)는 “유아이패스와 연계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RPA를 교육하는 프로그램도 지원했다”며 “향후 여신금융 업무에도 RPA가 적용되면 직원들의 만족도와 생산성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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