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골프가 2024 파리올림픽에서 위대한 도전에 나선다. 미션은 두 가지다.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의 영광을 재현하는 것, 그리고 사상 첫 골프선수 출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선출이다.
고진영(29) 김효주(29) 양희영(35)으로 구성된 한국 여자골프 대표팀은 7일 프랑스 파리 인근 기앙쿠르의 르골프 나쇼날에서 2024 파리올림픽 여자골프 1라운드에 출전했다. 한국여자골프는 골프가 정식 종목으로 부활한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박인비가 금메달을 따낸 바 있다. 이번 대회에서는 무관에 그쳤던 2021년 도쿄올림픽의 아쉬움까지 설욕한다는 각오다.
8일 결과가 발표되는 IOC 선수위원 선거에는 박인비가 한국 대표 후보로 출사표를 냈다. 올림픽 출전 선수 1만여 명의 현장투표로 선출되는 선수위원은 ‘스포츠 외교관’으로 불린다. 29명의 후보 가운데 상위 4명이 선정되며 8년간 세계 올림피언을 대표해 활동한다. 한국에서는 2008년 문대성(태권도), 2016년 유승민(탁구)이 뽑힌 바 있다.
박인비가 이번에 당선되면 한국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김재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장과 함께 IOC 위원 3명을 유지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한국의 첫 여성 IOC 위원이자 골프선수 IOC 위원이라는 의미도 있다.
박인비는 지난달 22일 파리에 도착해 표밭 다지기에 나섰다. 미국 육상 단거리 스타 출신 앨리슨 펠릭스,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3연패를 이룬 아론 실라지(헝가리) 등 쟁쟁한 후보가 많고, 올림픽 전통 종목이 아니라 골프 선수라는 점은 박인비에게 불리한 점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그래도 박인비는 씩씩하게 선수들을 만나고 한 표를 호소하고 있다. 임신 7개월의 몸으로 뱃속의 둘째와 현장을 누비는 그의 모습은 박인비를 몰랐던 낯선 선수들에게도 감동을 줬다고. 박인비는 “나와 같은 후보 중 현역 수영 선수가 있는데 내가 임신한 몸으로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 도전 정신을 많이 느껴 나를 지지했다고 하더라”고 했다. 이어 “선수촌에서 마주친 다른 나라 골프 선수들도 반갑게 맞이하며 투표하겠다고 했다”며 “최선을 다한 뒤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