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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분초' 다투며 사는 시대…직주근접 아파트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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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다양한 기관에서 한 해를 이끌어갈 소비자 트렌드에 관한 보고서를 내놓는다. 트렌드를 ‘불확실한 시장의 다양한 사회적 현상 중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한 현상’이라고 정의한다. 그렇다 보니 보고서를 처음 접했을 때는 ‘이게 무슨 말이지’라고 생각된다. 시간이 지나고 되돌아보면 ‘그래서 이게 트렌드였구나’ 하고 이해하게 되는 때가 많다. 올해도 다양한 용어가 있었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는 ‘분초사회’라는 현상의 영향력이 두드러지고 있다.

분초사회는 시간에 매기는 가치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이 높아지면서 시간 효율을 최적화하려는 라이프스타일을 말한다. 돈보다 시간이 중요해지다 보니 ‘모두가 분초를 다투며 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전체 드라마를 요약한 유튜브를 시청하거나 점심시간을 이용해 운동이나 독서 등 자기계발에 활용하는 등 가성비가 아니라 ‘시성비’를 먼저 생각하는 활동이 예가 될 수 있다.

사람은 분초사회를 살기 위해 출퇴근 시간에 인터넷 강의를 듣거나 밀린 드라마를 시청하는 등 다양한 시간 활용 방법을 고민해 왔다. 궁극적으로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출퇴근 시간’ 자체를 줄이는 게 더 유리하다는 인식의 전환이 생겨나면서 직주근접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됐다.

사실 코로나19 시대에만 해도 직주근접은 크게 강조되지 않았다. 재택이나 원격 근무가 늘어나다 보니 굳이 물가도 비싸고 복잡한 회사 근처에서 많은 시간을 보낼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를 벗어난 지 채 3년이 지나지도 않은 지금 출퇴근에 소비하는 시간의 중요성을 알게 된 사람이 늘어났고 회사를 옮길 수 없다면 집을 회사 근처로 옮기는 것을 대안으로 삼은 것이다.

이런 소비자 트렌드 변화는 다양한 수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전국 소비자 132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2024년 부동산 트렌드’ 자료에 따르면 거주지를 선택할 때 ‘대도시 중심지’를 선택하겠다는 응답자 비중이 지난해 25%에서 올해 36%로 크게 증가했다. 단순히 대도시에 거주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대도시의 ‘중심지’라는 의미에서 본다면 직주근접에 대한 수요가 얼마나 증가했는지 판단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트렌드 변화는 아파트 가격 변화로도 직결된다. 광화문(CBD), 강남(GBD), 여의도(YBD)로 대표되는 서울의 업무지구를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출퇴근 시간이 적게 걸리는 주요 도심 지역에서 올 한 해 빠른 가격 회복을 보인 것이 가장 눈에 띈다. 상반기 가장 높은 가격 상승률을 기록한 지역은 성동구(1.8%↑) 용산구(1.5%↑) 마포구(1.4%↑)로, 모두 도심이거나 도심 출퇴근이 우수한 지역이다. 이들 지역의 아파트는 전고점 대비 대부분 95%에 가까운 회복률을 기록할 정도로 빠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직주근접을 중시하는 3040세대 실수요자의 구입 비중이 상당히 높은 것도 눈에 띄는 특징이다.

물론 최근 주택시장에는 분초사회 외에도 ‘육각형 아파트’ 선호, ‘평균실종’ 등 다양한 트렌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소비자의 트렌드를 모두 충족하며 주택을 선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소비자의 심리가 주택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작용하는 시대, 트렌드를 이해하고 쫓아가려는 노력만으로도 시장의 심리 변화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수민 NH농협은행 All100자문센터 부동산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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