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 06일 17:5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이날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국 경기 침체 우려로 한미사이언스 주가가 전날 12.15% 급락, 2만6750원으로 떨어지면서 한미약품 일가의 '마진콜' 경계선이 허물어졌다. 증권사마다 체결한 계약의 담보유지비율(LTV)이 다르지만 대체로 마진콜 가격은 3만원에서 3만1000원 수준에 형성돼있다. 이날 주가가 소폭 오른 2만8650원에 거래를 마감했지만 여전히 3만원 밑이다. 올초 5만6200원까지 솟았던 한미사이언스 주가는 지난 3월 말부터 3만원대를 유지해왔다.
주요 증권사들이 전날 종가를 기준으로 오늘까지 추가 증거금을 채울 것을 요구하자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은 전날,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오늘 납입을 마쳤다. 모녀는 지난달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한양정밀에게 주식 일부를 주당 3만7000원에 매각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는데 계약금 일부를 활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임종윤 이사는 추가 증거금을 이날 정오까지 납부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100억원 상당의 추가 증거금이 필요한데 이날까지 납부에 실패하면 증권사들은 이르면 내일부터 반대매매가 가능하다. 통상 추가 담보 납부를 요구한 당일로부터 이틀째부터 반대매매가 가능해진다. 오늘 종가인 2만8650원을 기준으로 약 15~20% 할인된 가격에 처분 수량을 산정하게 된다.
다만 이 경우 각 증권사들이 보유한 물량이 많은 만큼 일단 권한을 넘겨받은 뒤 적절한 시점에 제3자를 통한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로 대여금을 회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임 이사는 한미사이언스 주식(9.91%)의 99% 가량에 주담대가 체결돼있다.
임 이사는 작년 초에도 반대매매 위기에 놓였던 적이 있다. 한 증권사와 약 70억원 규모로 주담대 계약을 맺었는데 이후 주가가 일시 하락하면서 추가 증거금을 요구받았으나 담보를 추가 제공하면서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번엔 상황이 사뭇 다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주 일부 재산이 가압류 조치돼 활용이 어려워졌다. 임주현 부회장이 266억원을 갚으라며 3월 제기한 소송이 지난주 법원에서 받아들여지면서 한미사이언스 주식 233억원가량과 30억원 가량의 부동산이 가압류 조치됐다.
홍콩 개인회사인 코리그룹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지만 '일감 몰아주기' 의혹으로 내부 감사를 받고 있어 자금 조달이 쉽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