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 05일 13:4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유가증권시장 신규 상장에 도전하는 기업이 속속 등장하며 3년 만에 최다 기록을 새로 쓸 전망이다. 다만 하반기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로 국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더본코리아, 케이뱅크, 씨케이솔루션 등이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 심사를 받고 있다.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는 곳들이다.
이들 기업이 모두 연내 상장하면 공모 진행 중인 전진건설로봇을 포함해 총 8곳이 유가증권시장에 신규 상장할 전망이다. 역대급 유동성 장세가 펼쳐졌던 지난 2021년 15곳(리츠, 스팩 제외) 이후 가장 많은 숫자다.
이달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심을 청구하려는 곳들도 다수다. 성림청단소재, MNC솔루션, 에이스엔지니어링 등이 준비 중. 이 밖에 LG CNS, 서울보증보험, 롯데글로벌로시즈, LS이링크 등도 연내 예심을 청구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일부는 연내 상장을, 나머지는 내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 외에도 올해 주관사를 선정한 대어급 IPO 기업도 코스닥 시장보단 유가증권시장에 무게두고 있다. 내년에도 유가증권시장 상장 도전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유가증권시장 신규 상장사 수는 2022년 공모주 시장에 찬바람이 불면서 2022년 4곳, 2023년 5곳에 그쳤다. 현재 예정된 기업이 모두 등판하면 3년 만에 두 자릿수 신규 상장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코스닥 시장 상장을 준비하던 기업도 올해 초 유가증권시장으로 행선지를 바꾸는 사례가 늘었다. 더본코리아, 씨케이솔루션, 에이스엔지니어링 등은 코스닥 시장 상장을 검토하다 최종적으로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결정했다.
가장 큰 이유로는 코스닥 IPO 기업에 대한 거래소 심사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면서 원하는 시기에 상장하는 게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하는 코스닥 IPO 심사와 달리 유가증권시장 IPO 심사는 지금까지 2개월 이내에 대부분 결과가 나왔다.
코스닥 시장 상장사보단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주가가 비교적 안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단 점도 기업이 코스피를 선호하는 이유다. 올해 상장한 코스닥 IPO 기업 평균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마이너스 15%다. 반면 유가증권시장 IPO 기업 평균 수익률은 18%로 집계됐다.
다만 하반기에 공모주 시장 열기가 한풀 꺾인 데다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국내 증시 상황이 변수다. 시장 상황이 악화하면 계획했던 IPO 일정을 뒤로 미루는 기업도 등장할 전망이다.
거래소가 지난 6월 말부터 코스닥 IPO 심사에 속도를 내면서 코스닥 시장의 예심 적체 현상이 해소되고 있단 점 역시 예비 IPO 기업이 고려해야 할 요인으로 꼽혔다.
IB 업계 관계자는 “주요 IPO 기업의 경우 거래소와 소통하면서 최종 행선지를 결정하고 있다”며 “증시 및 공모주 시장 분위기를 살피면서 어떤 시장을 전략적으로 유리할지 고민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