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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 밀리고 인구 줄어들고…지방 '1등 백화점'도 눈물의 폐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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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은 최근 광주점의 사업성 점검에 들어갔다. 한때 ‘지역 1등 백화점’으로 승승장구했지만 신세계백화점에 1등 자리를 내준 이후 연매출이 계속 줄어들더니 지난해(2977억원)엔 3000억원 밑으로 떨어졌다. 1위인 신세계백화점(8233억원)도 사정이 그다지 좋지 않다. 올 상반기 매출이 2.2% 꺾였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비슷한 이유로 마산점도 닫았다.

이들 백화점의 사례는 지방 유통가의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지역경기 침체와 인구 감소로 인해 매출은 줄어드는데 이마저도 e커머스(전자상거래)의 공세에 밀리고 있다. 최근 수익성 개선에 나선 유통 대기업들은 확실한 지역 1위 매장이 아니면 수요가 보장된 수도권에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유통 양극화가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라지는 非수도권 마트·백화점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백화점과 마트가 비수도권 점포를 잇달아 없애고 있다. 홈플러스는 부산 연산점 해운대점 서면점을 차례로 닫았고 올해 서대전점 폐점을 앞두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 충청 펜타포트점을 폐점했고 롯데백화점도 2019년 안양점·부평점 폐점 이후 5년 만에 지난달 마산점 문을 닫았다.

기업들은 그 대신 수도권을 중심으로 백화점·마트 등을 결합한 대형 쇼핑몰에 집중하고 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2016년 스타필드 하남 이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 경기 고양·안성·수원시에 잇달아 복합쇼핑몰을 열었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수원점을 대형 쇼핑몰로 개조했다. 용산 아이파크몰을 운영 중인 HDC아이파크몰도 2호점 3호점 지역을 모두 서울로 택했다. 2022년 말 고척에 2호점을 낸 데 이어 2028년 광운대역에 3호점을 개점할 계획이다. 이런 점포들은 지방은 물론 외국에서도 찾아온다. 현대백화점이 여의도에 세운 쇼핑몰 더현대서울은 외국인 관광객의 필수 코스가 됐다.

유통업체들이 수도권에 집중하는 건 인구 쏠림의 영향이 크다. 통계청에 따르면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인구는 2019년 2585만 명에서 지난해 2619만 명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비수도권은 2591만5000명에서 2552만3000명으로 감소했다. 부산(338만 명→328만 명) 대구(244만 명→236만 명) 울산(117만 명→111만 명) 등 광역시마저 인구가 줄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은 기본적인 고정 수요가 받쳐줘야 하는데 수도권 인구 집중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굳이 지방에 신규 투자를 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지방 소멸 악순환 현실화”
새벽배송 권역을 빠르게 넓혀가는 쿠팡, 컬리 등 e커머스업체들도 지방 유통산업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쿠팡은 3년간 3조원 이상을 투입해 ‘쿠세권’(쿠팡 로켓배송 가능 지역)을 도서산간 등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컬리도 지난해 경남 창원과 경기 평택에 물류센터를 짓고 새벽배송 확장에 나섰다. 올 2월에는 국내 새벽배송 서비스 기업 중 최초로 경북 경주와 포항에 진출했다.

전문가들은 지방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무너지면 ‘일자리 감소→인구 이탈→지방 소멸’의 악순환이 가속화할 것이란 우려를 내놓고 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유통업은 제조업에 비해 매출 대비 고용이 많은 산업이고 금융·물류까지 붙어 있어 무너지면 지역 경제에 큰 타격이 된다”며 “일본처럼 지방 점포들이 고령층을 겨냥한 배송 서비스와 상품 등으로 생존법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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