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탠퍼드대의 인공지능(AI) 모델 생태계 조사 프로젝트에 국내 기업의 AI 모델이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올해 초 이 기관이 발간한 AI 보고서에 한국 모델이 제외된 후 국내 업체들이 앞다퉈 이의를 제기한 결과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스탠퍼드대 기초모델연구센터(CRFM)의 ‘에코시스템 그래프’에 국내 기업 모델 10종이 새로 포함됐다. 네이버가 2021년 공개한 첫 대규모언어모델(LLM)인 ‘하이퍼클로바’와 지난해 공개한 개선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비롯해 LG AI 연구원의 ‘엑사원2.0’, SK텔레콤의 ‘에이닷엑스’, KT의 ‘믿음’, 엔씨소프트의 ‘바르코-LLM’ 등 국내 주요 기업의 AI 모델이 등재됐다. 코난의 ‘코난LLM’ 등 국내 스타트업이 공개한 모델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에서는 뒤늦게나마 한국의 AI 역량을 알릴 수 있게 됐다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센터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업들의 적극적인 노력 덕분에 이번에 반영된 것 같다”며 “한국 기업들도 글로벌 인지도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코시스템 그래프는 CRFM이 세계 파운데이션 모델 생태계 조사를 위해 운영 중인 프로젝트다. AI 자산의 사회적 영향력을 명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세계 AI 모델, 데이터 세트, 응용프로그램을 조사한다. 이 프로젝트는 스탠퍼드대 인간중심AI연구소(HAI)가 발표하는 AI인덱스리포트의 기반이 된다.
지난 4월 발표된 ‘AI인덱스리포트 2024’에는 국내 파운데이션 모델이 포함되지 않아 논란이 일었다. 파운데이션 모델은 AI 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미국이 109개로 가장 많은 파운데이션 모델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과 영국이 각각 20개와 8개 모델을 보유해 2~3위에 올랐다. 국산 모델은 하나도 등재되지 않았다. 이 조사 결과가 발표된 후 국내 AI기업과 정부는 스탠퍼드대가 국내 사례를 누락했다고 강하게 항의했다.
에코시스템 그래프에는 193개 기업·기관의 AI 자산 정보가 정리돼 있다. 등록된 자산 중 AI 모델은 359개, 데이터 세트는 112개, 응용프로그램은 97개다. 이 프로젝트가 처음 발표된 지난해 5월보다 AI 모델이 세 배가량 늘었다.
황동진 기자 radhw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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