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강을 따라 유람선을 타고 입장하는 선수단으로 기대를 모았던 2024 파리 올림픽 개회식에서 한국이 북한으로 소개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에 대해 한국어 SNS를 통해 사과했다.
IOC는 27일(한국시간) 엑스(X·옛 트위터) 한국어 서비스 계정을 통해 "개회식 중계 중 대한민국 선수단 소개 시 발생한 실수에 대해 깊이 사과드립니다"라고 밝혔다. 영문으로 운영되는 IOC 공식 SNS엔 사과문이 올라오지 않았다
대한민국 선수단 50여명은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센강 일원에서 열린 대회 개회식에서 206개 출전국 가운데 48번째로 입장했다. 선수단은 한국의 영어 명칭인 'Korea'가 아닌 프랑스어 'Coree'를 기준으로 쿡 제도(Cook Island) 다음 차례인 48번째로 입장했다.
문제는 한국 선수단을 소개하는 순간 발생했다. 장내 아나운서가 프랑스어로 먼저 한국을 'Republique populaire democratique de coree'로 소개했고, 영어로는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라고 반복했다.
둘 다 각각 불어와 영어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을 가리키는 말이다. 한국의 정식 명칭은 프랑스어로 'Republique de coree'이며, 영어로는 'Republic of Korea'다. 북한은 프랑스어 국가명 표기법에 따라 153번째로 입장했다.
장내 아나운서는 앞서 한국 입장 때 저지른 실수를 인식했는지, 북한은 프랑스어와 영어 모두 제대로 호명했다. 이와 관련, 문화체육관광부는 "장미란 제2차관이 프랑스 파리 현지에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에게 면담을 요청했다"며 "아울러 정부 차원에서 프랑스에 강력한 항의 의견을 전달할 것을 외교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국내 네티즌들은·누가 '유럽의 중국' 아니랄까봐", "프랑스를 영국이라고 부른 꼴"이라며 분노하는 분위기다.
직전 올림픽인 2022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도 중국 내 56개 민족 대표가 등장할 때 조선족 여성이 한복을 입고 나와 국내에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개회식이 끝나고 국내 정치권에서 여야 가릴 것 없이 일제히 비판 성명이 나왔을 정도였다.
송종현 한경닷컴 뉴스국장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