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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익 하이브리드·SUV 질주…현대차 체질개선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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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차를 덜 팔면서도 사상 최대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리는 ‘마술’을 부렸다. 하이브리드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차값이 비싸고 마진도 큰 차량을 많이 판매한 덕분이다. 하이브리드카 판매 비중은 지난 2분기에 사상 처음 10% 벽을 깼고, SUV 비중은 60% 가까이 치솟았다. 현대차가 매력 있는 하이브리드카와 SUV 라인을 추가하고 있는 만큼 하반기에도 ‘역대급 실적’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이브리드카·SUV 날았다

현대차는 지난 2분기에 매출 45조206억원, 영업이익 4조2791억원을 냈다고 25일 발표했다. 작년 2분기보다 각각 6.6%와 0.7% 늘어난 수치로, 당시 세운 역대 최고 기록(매출 42조2332억원, 영업이익 4조2483억원)을 갈아치웠다. 하지만 판매 대수는 105만7168대로, 작년 2분기(105만9694대)보다 소폭 줄었다.

덜 팔고도 더 좋은 성적을 낸 비결은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증가로 요약된다. 먼저 하이브리드카. 현대차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가능성을 읽고 일찌감치 하이브리드카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덕분에 2분기에 전기차 판매(5만8950대)가 1년 전보다 24.7% 감소한 것을 하이브리드카 판매(12만2421대)를 26.4% 늘리며 상쇄했다. 하이브리드카 판매 비중은 2분기 11.6%로, 처음 10%를 넘어섰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카는 같은 차종의 내연기관 모델보다 20% 정도 비싸고 마진도 그만큼 크다”며 “몇몇 모델에만 하이브리드 버전을 넣는 다른 완성차 업체와 달리 현대차는 거의 전 차종에 하이브리드 엔진을 탑재했고 판매량도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SUV도 매출과 수익성 개선에 한몫했다. 2분기 SUV 판매 비중은 58.4%로 1년 전(56.1%)보다 더 올랐다. SUV는 같은 플랫폼을 쓰는 세단보다 30% 정도 비싸고, 이익도 더 많이 남는다.
○환율 등 외부 환경도 호조
원·달러 환율 상승도 현대차를 도왔다. 2분기 평균 환율(1달러=1371원)이 전년 동기보다 4.3% 높아진 덕분에 앉은 자리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720억원과 4000억원 오르는 효과를 봤다. 알루미늄, 철판 등 원자재값 하락도 한몫했다. 2분기 매출 원가율은 78.4%로 1년 전보다 0.5%포인트 떨어졌다.

현대차는 하반기에도 외형 확대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계획이다. 할인을 늘리는 식으로 판매 대수를 확대하기보다는 ‘제값 받고 팔기’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판매 목표(424만 대)를 작년 수준(422만 대)으로 유지하기로 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가 늘고 할인 판매를 최소화하면서 현대차의 평균 판매 가격은 뛰고 있다. 지난 1분기 현대차의 국내 승용차 평균 판매 가격은 5319만원으로, 2019년 3774만원보다 41% 높아졌다. 같은 기간 SUV 판매 가격도 47%(3543만원→5223만원) 뛰었다. 해외에선 더 비싸게 팔리고 있다. 1분기 해외에서 판매한 승용차와 SUV 평균 가격은 각각 6419만원과 6877만원으로, 5년 전보다 2배가량 뛰었다.
○4년 연속 최대 실적 행진
현대차가 매출 100조원 시대를 연 건 2019년(105조7000억원)이었다. 이후 몸집을 꾸준히 불려 작년에는 162조6636억원 규모가 됐다. 올 상반기 매출은 85조6791억원. 현대차가 만드는 고부가가치 차량 수요가 꾸준한 만큼 올해 170조원 안팎의 새로운 기록을 쓸 가능성이 크다고 업계는 전망한다.

이렇게 되면 현대차는 2021년부터 4년 연속 최대 실적 경신 행진을 이어간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CFO)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미국 시장에서의 선전과 우호적 환율 효과 등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수익성 중심의 경영기조를 지속해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하반기에도 △하이브리드카 판매 확대 △전기차 라인업 확대 △SUV 마케팅 확대 등의 전략을 펴겠다고 이날 밝혔다. 현대차는 2분기 배당금을 1분기와 같은 주당 2000원으로 결정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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