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와 구글 알파벳을 시작으로 미국 주요 빅테크 2분기 실적 시즌이 본격화됐다. 경계감 속에 전날 미국 주요 3대 지수가 약보합으로 마감했지만, 빅테크 기업들의 어닝서프라이즈가 주식시장을 견인할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23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0.14% 내린 4만358.09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전 거래일 대비 0.16%, 0.06% 하락했다.
이날 장마감 직후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과 테슬라가 2분기 실적발표를 진행했다. 알파벳은 지난 2분기 847억4000만 달러(약 117조3000억원) 매출과 236억2000만 달러(약 32조7000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어닝서프라이즈를 보였다. 반면 테슬라의 2분기 순이익은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급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한 14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다음주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미국 증시가 빅테크 기업에 힘입어 연말까지 강세장을 지속할 거란 분석이 나왔다. 23일 바클레이즈의 베누 크리슈나 전략가는 "빅테크 기업들의 강력한 어닝 서프라이즈가 주식 시장을 견인할 것"이라며 주가 목표치를 상향 조정했다. 올해 말 S&P500지수 목표치를 기존 5300에서 5600으로 높여 잡았다.
실제 7월 실적발표 앞두고 외국인들이 국내 상장된 미국 기술주 ETF를 대거 사들이기 시작했다. 22~23일 외국인은 'TIGER 미국 테크 TOP10 INDXX'를 87억7978만원가량 순매수했다. 지난 1~19일 외국인이 해당 ETF를 822억원가량 팔아치웠던 것과 반대되는 행보다.
국내 증권업계에서도 최근 대형 기술주에서 중소형 주식으로 시장 변화가 시작됐다고 보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빅테크 실적발표부터 대형 기술주 실적발표에 주목해야 한다"며 "기술주 사이 사업이 연관돼 있다는 점에서 앞서 실적 서프라이즈가 나타난 TSMC나 브로드컴 실적을 볼 때 아직 추세 전환을 걱정하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양현주 기자 hj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