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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억 땅부자' 페인트 회사…쓸어담은 '압구정 슈퍼개미'[김익환의 컴퍼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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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3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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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07월 24일 15:1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압구정 슈퍼개미'로 통하는 조문원 씨는 고졸 학력으로 한 때 동네슈퍼를 운영하기도 했다. 슈퍼를 운영하면서 모은 돈 3억원가량으로 2000년대 초반 종근당(현 종근당홀딩스)에 '몰빵'했다. 하지만 투자 직후 주가가 빠지면서 평가손실률이 50%에 달하기도 했다. 주변에서 돈을 빼라고 성화였지만 뚝심 있게 투자해 10억원으로 불렸다.

    10억원으로 다른 주식을 사들이는 형태로 자산을 증식했다. 이후 BYC·방림 지분 5%를 매입하면서 '슈퍼개미'로 이름을 알렸다. BYC와 방림 주식을 정리한 그가 모처럼 주목을 받고 있다. 페인트업체인 강남제비스코 지분을 5% 이상 매입해서다. 시가총액이 1600억원대인 강남제비스코는 부동산 자산만 4000억원대에 이르는 저평가 자산주로 꼽힌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강남제비스코는 조 씨가 자사 지분 5.2%를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조 씨는 2021년 7월부터 최근까지 강남제비스코 주식을 사모았다. 주식 매입가격은 83억원으로, 주당 매입가격은 2만4443원이다. 전날 종가(2만6200원)를 적용하면 조 씨의 수익률은 7.18% 수준이다. 3년 투자 성과로는 높다고 볼 수 없다. 하지만 조 씨의 투자 기간이 통상 5년 안팎인 것을 고려할 때 앞으로의 수익 향방이 주목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강남제비스코는 저평가 자산주로 꼽힌다. 지난해 말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28배 수준이다. 시가총액이 청산가치를 한참 밑돈다. 1952년 출범한 이 회사는 페인트 사업이 주력으로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6388억원, 232억원을 올렸다. 황익준 사장을 비롯한 오너일가가 지분 50.64%를 보유 중이다.

    강남제비스코는 넉넉한 부동산 자산으로 눈길을 끈다. 경기도 군포·평택·안산시와 부산 가야동, 경남 함안군 등지의 부동산을 보유 중이다. 올 3월 말 보유 부동산의 시장가치는 4088억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시가가 1000억원가량인 안양공장 부지를 처분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2021년 부동산업체인 티케이파트너스와 안양공장을 200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은 바 있다. 계약금과 중도금으로 200억원을 받았다. 현재 잔금 1800억원 입금을 기다리는 중이다.

    강남제비스코는 2차전지 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자회사인 강남화성이 2차전지 파우치용 접착제를 개발한 바 있다. 여기에 2차전지 과열을 막는 방열 소재 등도 개발하고 있다. 강남제비스코는 시장과의 소통을 소홀히 하면서 주가는 저평가받고 있다는 관측이 많다. 기업설명회(IR)를 열지 않는 데다 증권사 투자리포트도 없다. 그만큼 행동주의 펀드와의 충돌도 잦았다. 페트라자산운용과 SC펀더멘털이 2019년 강남제비스코 정기 주주총회에서 배당 확대와 추천 감사 선임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조 씨는 그동안 부동산 자산이 많은 반면에 PBR이 낮은 중소형주 종목을 주로 담았다. 종근당홀딩스를 시작으로 유니온, 화승알앤에이, 한일이화, 삼현철강, 화신 등이 주요 투자 종목이었다. 이 같은 투자전략에 따라 자산주인 강남제비스코를 집중 매수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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