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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하게 몸집 불린 큐텐, 결국 부메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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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는 모기업 큐텐의 무리한 확장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큐텐은 티몬·위메프·인터파크쇼핑·위시·AK몰 등 5개 회사를 지난 2년간 잇따라 인수했다. ‘자금력이 부족한 큐텐이 무리하게 몸집을 불렸고, 결국 정산 지연이라는 부메랑을 맞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큐텐은 G마켓 창립자인 구영배 대표가 2010년 설립한 회사다. 구 대표는 2009년 미국 이베이에 G마켓을 매각한 뒤 싱가포르로 건너가 큐텐을 세웠다. 이후 큐텐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시장을 비롯해 인도(샵클루즈), 중국 등에 진출했다.

2022년부터는 국내외 플랫폼을 공격적으로 인수하기 시작했다. 구 대표가 G마켓을 매각할 때 계약서에 쓴 ‘10년간 겸업금지’ 조항이 끝난 후다. 큐텐은 2022년 9월 티몬을, 지난해 3월과 4월 인터파크쇼핑과 위메프를 각각 사들였다. 이때 큐텐은 ‘지분교환’을 활용했다. 티몬·위메프 지분을 큐텐이 갖고, 큐텐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가 발행하는 신주를 받는 방식이다.

각 e커머스 계열사의 물량을 바탕으로 큐익스프레스의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하고, 큐익스프레스를 나스닥시장에 상장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큐텐은 지난해엔 11번가의 유력한 인수 후보로 떠오를 정도로 공격적인 확장을 이어왔다.

큐텐은 올해 2월 미국 쇼핑 플랫폼 위시를 1억7300만달러(약 2300억원)에 인수했다. 테무·알리익스프레스·쉬인 등 중국 쇼핑앱의 미국 상륙으로 위시의 사세가 쪼그라들긴 했지만, 여전히 세계 200여 개국에 진출해 있는 만큼 위시 인수를 발판 삼아 아시아를 넘어 북미·유럽으로 나아가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3월에는 애경그룹 AK플라자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자회사 인터파크커머스를 통해 온라인 쇼핑몰인 AK몰을 약 5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큐텐이 ‘확장’에만 몰두한 나머지 ‘내실 다지기’를 경시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메프의 지난해 매출은 1385억원으로 전년보다 2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025억원으로 1년 새 500억원 늘었다. 인터파크쇼핑도 작년 15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심지어 티몬과 위메프는 모두 누적 적자가 커져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2022년 기준 티몬의 유동부채는 7193억원, 유동자산은 1309억원으로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보다 1년 안에 갚아야 할 빚이 더 많다. 유동부채는 전년 대비 22% 증가했고, 유동자산은 22% 줄었다.

티몬은 올해 4월 마감이던 감사보고서도 아직 제출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셀러와 소비자 이탈이 이어지면 경영 위기가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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