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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김범수 구속 '브라이언 쇼크'…"창사 이래 최대 위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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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의 시세 조종 혐의를 받은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사진·사내명 브라이언)이 23일 구속됐다. 각종 ‘사법 리스크’가 산적한 데다 창업자가 끝내 구속되면서 창사 이래 줄곧 성장 가도를 달리던 카카오가 최대 위기를 맞았다.

서울남부지방법원 한정석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김 위원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자정을 넘긴 이날 새벽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증거 인멸, 도주 우려가 있다”는 이유인데 카카오로선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 다만 한 부장판사는 2017년 국정농단 사태 관련 청탁 및 뇌물 혐의를 받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당시 부회장)에게도 구속영장을 발부한 전례가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카카오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려 SM엔터 주가를 하이브 공개 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설정·고정할 목적으로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카카오가 작년 2월16~17일, 27~28일 총 4일에 걸쳐 사모펀드 운용사인 원아시아파트너스와 함께 약 2400억원을 동원해 553차례에 걸쳐 SM엔터 주식을 고가에 매수한 것으로 보고 수사해왔다. 단 김 위원장의 구속영장 청구서에는 2월28일 하루의 시세 조종 혐의만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그간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광범위한 사용성과 친숙한 이미지를 무기로 급성장했다. 플랫폼 효과를 십분 발휘해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덩치를 키웠다. 그러나 일각에선 “문어발식 확장”이란 비판을 받아 ‘골목 시장 침해’ 논란을 빚는 등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렸다. 2022년 10월엔 데이터센터 화재로 대규모 서비스 장애 사태를 일으키기도 했다.

치명타는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였다. 특히 카카오페이 경영진이 상장 후 스톡옵션을 매각해 거액의 차익을 챙긴 이른바 ‘먹튀 논란’으로 원성을 들었다. 또 SM엔터 인수 과정의 시세 조종 의혹, 카카오모빌리티의 ‘콜 몰아주기’ 사건 등이 연달아 터지며 질타를 받았다.

이에 김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비상경영을 선언, 같은해 11월 경영쇄신위를 출범시켜 쇄신 작업에 힘을 쏟았다. 1년새 계열사를 20개 이상 줄이는 등 소기의 성과도 냈다. 하지만 김 위원장 구속으로 이 같은 카카오의 조직 쇄신은 동력이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주요 방향성으로 제시한 인공지능(AI) 혁신 등의 사업 또한 탄력을 받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됐다.

김 위원장은 구속영장이 청구된 직후인 지난 18일 카카오 임시 그룹협의회에 참석해 “그룹 구성원들이 힘을 합쳐 경영 쇄신과 AI 기반 혁신에 매진 중인 가운데 이 같은 상황을 맞아 안타깝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 “진행 중인 사안이라 상세히 설명할 수 없지만 받고 있는 혐의는 사실이 아니다. 어떠한 불법 행위도 지시하거나 용인한 적 없는 만큼 결국 사실이 밝혀지리라 믿는다”고 강조했었다. 변호인단 역시 “김 위원장은 지난해 SM엔터 지분 매수에 있어 어떠한 불법적 행위도 지시·용인한 바 없다. 검찰이 구속영장까지 청구한 점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냈으나 결국 구속 상태로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이게 됐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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