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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채용' 아닌 ‘영입’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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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전자 신입 상반기 공개 채용’, ‘L사 신입사원 공개 채용’

대학생 시절, 누구나 한 번쯤 꿈꿨을 대기업 공채 합격. 10년 전만 해도 대기업에 소속돼 일한다는 것은 곧 ‘성공’이라 일컬어졌다. 그 배경에는 제조업 중심 대기업 위주의 산업 성장을 부추긴 국가 정책도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공개 채용은 보통 신입사원을 뽑기 위해 일정한 인원과 시기, 방식을 적용해 공개적으로 진행하는 인력 충원 방식이다. 이러한 공개 채용은 한국과 일본의 독특한 채용 문화이기도 하다. 공개 채용에서는 표면적으로 보이는 출신 학교, 학점, 인증 외국어 점수 같은 보편적인 기준에 따라 우수한 인재를 선별하고 채용하기 때문에 공정성을 담보로 한다. 하지만 직무에 맞는 인재를 채용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됐다. 또한, 공채가 도입된 1950년대 이후 경제가 급성장하던 시기에는 대규모 인력 충원이 필요했으나 현재는 낮은 경제 성장률이 말해주듯 대기업에서도 큰 규모의 인력 충원에 대한 필요성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일명 ‘네카라쿠배당토직야’는 요즘 취준생들이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직장이라고 한다. 코스피, 코스닥 상장사가 아니더라도 높은 연봉, 다양한 복지제도에 더해 이제는 조직문화가 회사를 선택하는 엄연한 기준이 되기도 한다.

위 회사들은 전통적인 제조 중심의 대기업과 다르게 B2C 서비스를 자체적으로 개발한 회사다. 개발자 중심의 수평적인 기업문화와 자유로운 이직 환경, 회사의 물리적인 접근성 등이 회사 선택의 기준에 영향을 끼친다는 점이 흥미롭다.

채용 브랜딩을 잘하는 회사로 ‘토스’가 자주 언급된다. 토스의 채용 사이트를 채용 브랜딩 레퍼런스로 삼는 회사도 많다. 이유는 단순하다. 토스는 몰입에 큰 비중을 두고, 일하는 환경을 조성하고 조직문화를 만들어 간다는 점이 명확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토스 커리어스’에서는 토스의 일하는 문화, 기업이 추구하고 있는 일하는 환경에 대해서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또 공고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채용하고자 하는 포지션에 대한 설명과 함께 합류하게 될 팀에 대한 소개, 구체적으로 담당하게 될 업무와 본인들이 채용하고자 하는 동료에 대해서 자세히 작성해 놓았다. 이력 상에서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싶은 부분에 대해서도 가감 없이 드러낸다.

신입사원 연수를 통해 회사가 바라는 인재로 육성하고자 노력하기보다는, ‘즉시 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인재를 선호한다는 점 또한 기업의 채용 형태가 바뀌는 데 큰 영향을 주었다. 과거 마이리얼트립의 이동건 대표는 인터뷰에서 ‘회사와 맞지 않는 사람을 영입했을 때’ 사업 위기를 맞았다고 밝힌 바 있다. 남다른 조직문화로 주목받은 우아한형제들의 김봉진 창업자도 ‘경영자가 해야 할 일 중 하나가 좋은 인재를 영입하는 것’이라고 말했듯이 요즘 기업들은 필요한 시기에 적절한 인력을 채용하기 위해 분야별로 다양한 기준에 따라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맞춤형 인재’, ‘회사의 조직 문화에 적합한 인재’를 뽑으려는 것이다.

‘중고 신입’이라는 단어의 등장이 보여주는 것처럼, 이제는 더 이상 서류전형·면접을 중심으로 인재를 채용하지 않는다. 실제 업무 수행 능력과 역량, 기존 구성원과 팀에 끼칠 수 있는 영향과 같이 조직 몰입도와 조직 적응도, 심지어 조기 퇴사율 같은 부분까지도 고려해서 채용을 진행한다. 이러한 부분이 채용의 성패를 가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채용 시장의 변화는 채용 과정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최근 한국경제신문이 전현직 채용 담당자 42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채용 필수 과정에 전문성 등 업무 능력과 이력서상의 경력/성과 사실 확인을 통해 ‘즉시 전력‘이 될 수 있는 인재를 채용하고자 하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 더불어 ‘채용 트렌드 2024(윤영돈 저)’에서 중점적으로 다루듯이 ‘컬쳐핏 채용‘이 중요하게 대두되며, 인턴 시절 혹은 이전 직장에서의 동료 간 불화나 상사/동료와의 협업 능력까지 확인하고자 ‘평판 조회’를 진행하기도 한다.

더 이상 보편적인 인재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 회사가 가지고 있는 일하는 문화와 조직의 특성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회사가 가고자 하는 방향성에 맞는 가치관과 일하는 스타일을 가진 인재를 적극적으로 찾아 ‘채용’이 아닌 ‘영입’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미래의 구성원이 될 수 있는 잠재 지원자들에게 최대한 많은 정보를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공유하고 구체적인 채용 공고를 작성하여, 인재가 지원하기까지 기다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채용이 아닌 영입의 시대다.

천지현 스펙터 인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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