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비가 여전히 부진한 가운데 해외여행에 쓰는 지출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은행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5월 내국인이 외국에서 쓴 여행 지급(유학+일반여행) 규모는 23억4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22억3000만달러)보다 1억1000만달러(4.9%) 증가했다. 2019년(27억5000만달러) 이후 5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여행 지급액은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7억9000만달러(5월 기준)로 급감한 뒤 작년 5월 20억달러 수준으로 회복했다.
외국인이 국내에서 소비한 여행 수입액은 5월 기준 14억8000만달러에 그쳤다. 여행 지급액이 여행 수입액을 웃돌며 여행수지에서만 8억6000만달러의 적자가 났다.
최근 들어선 엔저 현상과 맞물려 일본 여행 수요가 늘고, 한국과 가까운 동남아시아로 향하는 여행객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발표한 ‘경제동향 7월호’에서 “소비는 일부 서비스업을 제외한 대다수 부문에서 부진이 지속되는 모습이지만 해외 소비는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KDI는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며 내수는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인식은 “내수가 회복 조짐”이라고 보는 기획재정부의 경기 판단과는 온도 차가 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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