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GM 합작 美 3공장…전기차 부진에 완공 연기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미시간주에 3조6000억원을 투자해 짓고 있는 세 번째 합작 공장의 완공 속도를 늦춘다. 전기차 수요 둔화가 장기화하는 데 따라 배터리 생산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두 회사는 내년 상반기 가동할 계획이었던 얼티엄셀즈 3공장 완공을 연기하기로 했다. 정확한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배터리 생산 장비 반입 일정을 보류하며 공사 일정 조정에 들어갔다. 공사가 상당 부분 이뤄진 만큼 아예 중단하거나 철수하는 것은 아니다. 전기차 수요가 반등하면 건설 재개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은 총 26억달러(약 3조6000억원)를 투입해 2022년 공장을 착공했다. 내년 초 1단계 양산을 시작해 연 50GWh로 생산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었다.

예상보다 전기차 수요 둔화가 길어지자 완성차 및 배터리 업계가 생산량 감축으로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메리 배라 GM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2025년 전기차 100만 대 생산 체제를 갖추겠다는 기존 목표를 사실상 철회했다. GM은 미국 전기 픽업트럭 공장 가동을 연기하기도 했다.

포드는 전기차 대신 내연기관차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 테슬라도 멕시코 공장 신축 계획을 늦췄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에 짓기로 한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리튬·인산철(LFP) 생산 공장 건설도 착공 두 달 만에 중단했다. 그 대신 기존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 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해 수요를 대비하고 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