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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 2차 안가요"…한국 직장인 돌변하자 '위기' 맞은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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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유명 위스키 ‘카발란’은 지난해 말부터 한국시장에서 홍보나 광고 등 마케팅을 지원해주는 대행사를 찾았다. 위스키가 국내 주류 시장에서 인기를 끌자 관련 시장이 크게 확대할 것이라고 판단해서다. 하지만 올해 들어 이를 접었다. 최근 위스키 수요가 한풀 꺾인 탓이다. 시장이 생각만큼 빠르게 성장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현재는 국내 수입사인 골든블루 인터내셔널이 일부 마케팅을 지원해주는 정도다.

위스키 열풍이 사그라들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집에서, 혼자 마시는 '홈술·혼술 문화'가 유행하고 하이볼이 인기를 끌면서 위스키 소비가 급증했다. 희귀한 위스키를 사려 '오픈런'까지 빚었는데 이후 가격이 뛰면서 되레 수요가 위축됐다는 것이다. 보통 2·3차까지 가서 마시는 술인데, 2차나 3차를 가는 회식문화가 사라지면서 위스키 소비가 예전만 못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국내 시장에서 위스키 수입량이 감소세로 전환하고 수입액도 줄었다. 20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6월 기준 위스키 수입량은 1만2663톤(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6864t)보다 24.9% 감소했다. 수입액도 1억1836만달러(약 1650억원)로 전년 동기(1억3336만달러) 대비 11.2% 쪼그라들었다. 코로나19 이후 위스키 수입량 감소세 전환은 처음이다.

지나치게 가격이 뛰면서 인기가 시들해졌다는 관측이다. 특히 위스키 열풍에 올라탄 수입 업체들이 지나치게 가격을 올리면서 국내 가격이 외국보다 비싸진 탓에 소비자들 외면을 받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로 국내 시장에서 수입 주류업체들은 위스키의 경우 ‘묻지마식 가격 인상’을 이어가고 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이달 '몰트락 16', '코퍼독' 등 일부 위스키 가격을 약 18% 올렸다. 이 회사는 2022년 조니워커 블루·블랙·레드 가격을 인상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에도 조니워커 레드·그린·18년, 기네스 드래프트 등의 가격을 5∼9%씩 올렸다.

앞서 미국 대표 버번위스키 ‘와일드터키’의 국내 판매 가격도 약 5% 인상됐다. 일본계 주류수입업체 빔산토리코리아 역시 올 초 주점에 공급하는 짐빔, 보모어, 히비키, 야마자키 등 인기 위스키 가격을 5~18%가량 인상했다. 미국계 주류수입업체 한국브라운포맨버번 위스키인 우드포드 리저브 750㎖ 등의 편의점 판매 가격도 13.1% 상승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 들어온 위스키를 보면 해외 가격보다 2배 이상 비싼 경우가 허다하다”며 “주세가 높고 유통 과정이 복잡하기 때문인데 10여개에 불과한 수입 업체가 위스키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과점 구조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회식 문화가 바뀐 것도 결정타로 작용했다. 위스키는 밤늦게 마시는 2차 회식 시장에서 주로 소비되는 술인데, 코로나19 이후 유흥시장이 축소되면서 위스키 시장 성장이 한계를 맞았다는 설명이다. 한 주류업체 관계자는 “위스키 소비량이 더 늘어나려면 유흥시장이 커져야 하는데 코로나 이후 2~3차 회식이 거의 사라졌고 접대나 사교 문화도 많이 바뀌었다”며 “홈술 등 가정시장 수요만으로는 위스키 시장이 더 성장하긴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했다.

주류 업계에선 위스키 시장이 와인 시장의 전철을 밟을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2020년 코로나 시기 유행을 타고 고가 제품이 잇따라 등장했던 와인 소비는 최근 수요가 급감하면서 시장이 크게 축소됐다. 상반기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21.8%, 수입액은 18.3% 줄었다. 연간 수입량과 금액도 2021~2022년 고점 이후 하락세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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