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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反이민 공약 통했나…美 '블루월' 표심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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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피격 사건 이후 처음 시행한 대선 경합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 격차를 더 벌리며 전승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존 공화당 방식과 다른 이민 정책으로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의 마음을 얻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낙점된 JD 밴스 연방 상원의원도 17일(현지시간) 공식 데뷔 무대에서 대선 승부처인 ‘러스트벨트’(미국 오대호 주변의 쇠락한 공업지대)를 20회 넘게 언급하며 경합주 표심을 공략했다.
○‘레드월’로 바뀐 ‘블루월’
에머슨대가 지난 15~16일 실시해 이날 발표한 7대 경합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을 앞서며 모두 승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13일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지역에서 유세 도중 총격을 받은 뒤 처음 나온 경합주 여론조사 결과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애리조나주에서 47% 지지율을 얻어 40%를 득표한 바이든 대통령을 7%포인트 앞섰다. 에머슨대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사건 발생 전인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시행한 조사에선 두 사람의 격차는 4%포인트였다.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 지역 ‘블루월’에서도 두 사람의 지지율 차이는 더 커졌다. 이번에 미시간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45%)은 바이든 대통령(42%)보다 3%포인트 높았다. 이전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각각 45%, 44%였다.

같은 기간 위스콘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은 47%에서 48%로 올라갔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44%에서 43%로 떨어졌다. 에머슨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사건과 지난달 대선 TV 토론 영향이 이어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상승하고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의 ‘청개구리 전략’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존 공화당식 접근과 다른 전략을 선택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해 “2020년 대선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라틴계와 흑인 유권자가 늘었지만 이들의 바이든 대통령 지지도는 낮아졌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최근 실시된 두 차례 미국 전역 여론조사와 경합주를 대상으로 한 7개 여론조사에서 흑인 유권자에게 20%대 지지율을 얻었다. 같은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68%였다. 2020년 동일한 유권자층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각각 12%, 87%였다. 두 사람의 지지율 격차가 약 80%포인트에서 50%포인트 이하로 줄어든 것이다.

트럼프식 반이민 정책이 흑인과 히스패닉 유권자에게 먹혔다고 WSJ는 분석한다. 과거 공화당은 미국 내 노동 인구가 줄어드는 점을 감안해 친(親)이민 노선을 걸었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반대 길을 택했다. 이미 미국 사회에 편입된 흑인과 히스패닉 중 상당수가 이민을 막는 트럼프식 해법을 지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워싱턴 정치세력이 경합주 망쳐”
밴스 의원도 이민자를 선별적으로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화당 전당대회 셋째 날인 이날 후보 수락 연설에서 “우리가 새로운 사람을 미국 가정으로 받아들일 때는 우리 조건에 맞게 하고, 피부색과 관계없이 미국 시민을 우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본인 고향인 오하이오(9회)를 포함해 러스트벨트 지역을 총 22회 언급하며, 대선 승부처인 경합주 표심 얻기에 집중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 중 총격을 받은 펜실베이니아를 6회 거론했고, 미시간(5회) 위스콘신(2회)도 수차례 예로 들었다.

밴스 의원은 주로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으로 대표되는 ‘워싱턴의 무능한 정치세력’이 러스트벨트 지역을 소외시켰다고 비판했다. 그는 “바이든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라는 나쁜 무역 협정을 지지해 오하이오와 펜실베이니아, 미시간의 작은 마을 일자리가 해외로 빠져나갔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이현일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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