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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에 수백억 기부 러시…'민주당 텃밭' 돌변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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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한 실리콘밸리 ‘큰손’들의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단순 지지 선언을 넘어 트럼프 캠프에 막대한 금액을 후원하는 데까지 나선 것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인공지능(AI)과 빅테크의 인수합병(M&A)에 대해 규제 일변도의 정책을 펴는 데 대한 반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현지시간) IT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벤처캐피털(VC) 안데르센 호로위츠의 공동 창업자인 마크 안데르센과 벤 호로위츠는 최근 사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운동을 돕는 거액의 기부를 하겠다고 밝혔다. 안데르센 호로위츠는 오픈AI, 스페이스X 등을 키운 실리콘밸리 최고의 VC로 평가받는다. 최근엔 가상화폐 산업에 크게 투자해왔다. 안데르센 호로위츠가 지난 1년간 가상화폐 슈퍼팩(특별정치활동위원회)에 기부한 금액은 3000만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지지자로 알려진 두 창업자가 트럼프 전 대통령 후원에 나선 이유는 바이든 행정부가 테크업계에 너무 적대적이라고 봐서다. 마크 안드레센은 2016년 대선 때는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의 적대적인 이민 정책을 비판하며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공개 지지하기도 했다. 안드레센과 호로위츠는 이날 대선 후보들에 대해 토론하는 영상을 올렸다. 벤 호로위츠는 “미국 정부는 예전보다 훨씬 더 스타트업에 적대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에 대해 좋은 말을 했다는 이유로 우리한테 화를 내는 사람도 많을 것”이라면서도 “작은 테크 기업에게는 트럼프가 옳은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인 실리콘밸리의 정치 지형 변화는 테크업계를 겨냥한 바이든 행정부의 각종 규제 때문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특히 최근 연이어 빅테크의 M&A를 반독점법 위반이라는 이유로 주저앉히고 AI와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게 반감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매달 트럼프 후원을 위해 결성된 ‘아메리카 PAC’에 매달 4500만달러(약 620억원)을 기부한다는 계획을 세우기까지 했다. 머스크 CEO가 이달부터 대선 전달인 10월까지 매달 기부금을 낼 경우 총후원금은 1억8000만 달러(약 2500억원)에 달하게 된다. 지난달 출범한 아메리카 PAC의 후원금은 이미 870만달러를 넘긴 상태다. 실리콘밸리 유명 VC 세쿼이아캐피털의 숀 맥과이어 파트너, 공동 창입자 더그 레오네 등도 아메리카 PAC에 후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리콘밸리 큰손들의 후원 덕분에 트럼프 후원금은 바이든 후원금을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연방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까지 2억8500만달러를 모금해 바이든 대통령(2억4000만달러)을 추월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안데르센과 호로위츠는 두 사람의 후원금 간 격차를 더욱 벌릴 수 있다”며 “이들은 2024년 가장 많은 기부금을 낸 열 손가락 안에 꼽힌다”고 분석했다.

실리콘밸리=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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