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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서 유행이래요"…일본으로 건너가자 뒤집어졌다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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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유행이래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한국 인플루언서나 아이돌이 곧잘 먹길래 알게 됐어요."

지난 5월, 일본의 한 생활정보 방송에 등장한 일본 여성이 한국식 '그릭 요거트'에 대해 이같이 평했다. 이 방송은 한국식 인기 디저트로 그릭 요거트를 꼽으며 "한국식 그릭 요거트는 일본에서 판매하는 것보다 수분 함유량이 더 적어 식감이 좋다"고 설명했다.

방송에 따르면 5월 도쿄 하라주쿠에는 한국식 그릭 요거트만 전문으로 판매하는 카페도 생겼다. 견과류 등이 들어간 그릭 요거트는 메뉴에 따라 1500~1700엔(약 1만3000~1만4890원)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해당 방송 진행자는 "최근 오픈한 도쿄 하라주쿠의 한국식 그릭 요거트 가게 앞에는 영업시간 전부터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한국식 그릭 요거트가 일본에서 'K-디저트'로 인기몰이 중이다.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 여성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국내 유명 그릭 요거트 카페를 방문하고 인증하는 것이 유행으로 자리 잡았다. 일본인을 대상으로 하는 여행 인스타그램 계정들은 아오스요거트, 그릭데이 등 서울 시내에 위치한 유명 그릭 요거트 카페들을 '한국 여행 시 가봐야 할 곳'으로 꼽는가 하면, 일본의 패션 매거진에서 한국의 그릭 요거트 가게를 조명하기도 했다.

그리스가 본고장인 그릭 요거트는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장수식품이다. 오랜 시간 유청을 제거해 일반 요거트보다 질감이 꾸덕한 것이 특징이다.

한국식 그릭 요거트는 앞서 2018년께부터 대학가의 소규모 요거트 카페를 중심으로 처음 알려지기 시작했다. 유청을 최대한 제거해 마치 크림치즈처럼 단단한 제형을 구현했고, 국내 소비자 취향에 맞춰 신맛을 최소화했다는 점이 정통 그릭 요거트와 차별되는 부분이다.

취향에 맞게 꿀, 그래놀라, 과일, 견과류 등의 토핑을 올려 먹는다는 점도 인기 요인 중 하나다. 고단백 저지방 식품으로 다른 디저트에 비해 포만감도 높아 국내 연예인들도 체중 감량 시 한 끼 식사 대용 식품으로 소개한 바 있다.

이에 국내 그릭 요거트 시장은 계속 확대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아이큐(NIQ)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그릭 요거트 오프라인 시장은 약 667억원 규모로 지난해 대비 46.2% 성장했다.

한국의 그릭 요거트가 국내를 넘어 일본에서까지 인기인 것은 한류 열풍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국내 한 유제품 브랜드 관계자는 "국내 유명 연예인들이 다이어트를 위해 그릭 요거트를 즐겨 먹는 모습이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한류에 관심이 많은 일본 여성들 사이에서 한국 그릭 요거트에 대한 관심과 궁금증이 많아졌다"고 진단했다.

그릭 요거트 브랜드인 '그릭데이' 관계자도 "최근 이대점이나 압구정점 등 서울 시내 오프라인 매장에 일본인 관광객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황금연휴로 불리는 4~5월 '골든 위크' 동안 그릭데이 이대본점과 압구정점의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13%, 44% 증가했다고도 부연했다.

저출산 등의 이유로 국내 우유 소비 시장이 쪼그라들고 있는 가운데,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3월 국내 그릭 요거트 시장은 지난해 동기 대비 52% 성장했다. 한국의 그릭 요거트가 새로운 한류 식품으로 등극하면서, 유제품 시장 침체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진단도 나온다.

국내 한 유제품 브랜드 관계자는 "그릭요거트는 100g당 14g가량의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어 건강을 생각하는 국내외 2030 세대에게 인기"라며 "먹을 때마다 다양한 토핑을 뿌려 먹을 수 있다는 점도 젊은 세대의 경험 욕구를 충족시킨다"고 진단했다. 이어 "업계서 다양한 그릭 요거트를 개발하려는 분위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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