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법인이 불리하게 개정된 교직원 보수규정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교수 재임용을 거절한 것은 부당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교수 A씨가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5일 밝혔다.
B법인은 교직원 보수규정을 개정해 2014년 3월부터 호봉제에서 성과급 연봉제로 바꿨다. 이에 따라 B법인 이사장은 A씨에게 “조건부 재임용 대상자에 선정됐으나 개정 교직원 보수규정이 적용될 예정”이라며 “성과급 연봉제에 동의해야 재임용이 가능하다”고 통지했다.
B법인은 같은 해 8월 재임용 계약서 작성 거부를 이유로 A씨를 퇴직 처리하겠다고 통보했고 A씨는 이에 불복해 소청심사를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A씨에 대한 소청심사 결정이 위법하다며 이를 취소하라고 했다. 1심 재판부는 B법인이 교직원 보수규정을 개정하기 전인 2013년 12월 교원들을 대상으로 찬반투표를 실시했으나 과반수 동의를 얻지 못해 부결된 점을 지적했다.
성과급 연봉제를 정한 개정 교직원 보수규정은 호봉이 높은 일부 교원에게 불리해 모든 교원에게 적용하기 위해서는 교원 과반수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항소심도 A씨에 대한 재임용 계약 불성립 통보는 재량권을 일탈·남용해 위법하다며 1심 판결이 정당하다고 봤다.
대법원도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종전 취업규칙이 적용되는 교원이 변경된 취업규칙에 동의해야만 학교법인과 재임용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고 한다면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할 때 근로자들의 동의를 받도록 한 근로기준법 제94호 1항 단서의 입법 취지가 몰각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